[존 리와 함께하는 주식투자] 늘어난 평균수명, 노후준비는?

입력 2017-01-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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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 선진국의 퇴직연령 중 어디가 더 높을까? 막연하게는 유럽 선진국의 퇴직연령이 더 높을 것 같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는 우리나라의 퇴직연령이 훨씬 더 높다. 한국의 공식적인 퇴직연령은 60세이지만 실제로는 평균 72세까지 일을 한다. 더구나 한국의 65세 인구의 50%가 빈곤층에 속한다고 한다. 반면에 유럽 선진국은 공식적인 퇴직연령보다 더 일찍 은퇴를 한다. 프랑스는 65세가 공식적인 퇴직연령인 데 비해 평균 60세면 퇴직한다. 가장 높은 연령까지 가장 많은 시간 동안 일하는 한국, 왜 평생을 열심히 일하고도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인 걸까?

그만큼 한국인들은 개개인의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과 노후 자금의 투자 방법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이 부족한 것이다. 한국은 노후 대비책 부족으로 정년 이후에도 노동시장에 잔류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노동이 일하는 데에는 익숙하면서 자본이 일하게 하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대개 노후 준비에 있어 주식 등은 위험하고, 은행 예금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노동과 자본이 함께 일해야 한다. 아직 본인의 자본이 은행 예금이나 원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러 있다면 자본이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너무나 많은 것 같다. 퇴직연금의 주식 비중도 아주 미미하고, 대부분의 자금이 원금보장형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미국은 퇴직연금의 주식 비중이 50% 정도인 데 반해 한국은 2%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100세 시대다. 인간의 수명은 100세로 늘어나지만 퇴직연령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퇴직을 하고도 50년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야 한다. 장수하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설계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더구나 왜 노후 준비를 제대로 못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녀 교육을 시키느라 못했다고 말한다. 자식 뒷바라지에 전념하느라 노후 준비를 못했다고 하는 나라는 아마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투자를 직업으로 하는 나의 상식으로는 자녀들에게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잘못된 일로 여겨진다. 자식들이 자라서 부모의 노후를 준비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길어진 수명을 재앙이 아니라 축복으로 만들려면 나에게 수입이 있을 때 철저히 준비해 둬야 한다.

노후 준비와 관련해 몇 가지 조언을 하면, 첫째 당장 시작해야 한다.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유대인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돈의 가치를 가르쳐 주고 경제 공부를 시킨다고 한다. 둘째, 과소비를 주식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작은 시작일지라도 나의 자본이 일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가장 큰 낭비를 하고 있는 사교육비를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로 바꿔야 한다. 셋째는 소득의 10% 이상을 노후 자금으로 비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은퇴 이후를 위한 자금이라면, 시장의 변동과 관계없이 꾸준하게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 단기적 투자 습관과 원금 보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마라톤은 한결같은 페이스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너무 빨리 뛰면 쉽게 지치고, 쉬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하려고 하면 남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일정한 속도로 꾸준하게 뛰어야 완주할 수 있다. 노후 준비도 마찬가지다. 길게, 그리고 멀리 보는 안목을 가지고 젊었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수입의 일정 부분을 노후에 꾸준하게 투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녀들에게도 밤늦게까지 입시학원을 다니며 전전하게 하는 것보다는 국내외의 주식을 사서 함께 토론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빨리 시작할수록 더욱 윤택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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