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이 국내 상장주식 12조1000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하반기 5개월 연속 순유출세가 이어지며 1년간 총 12조3000억 원이 빠져나갔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해 1~2월 순매도세를 보이다 3월 순매수로 돌아서며 한 해 동안 총 12조1000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지난해 2월 순유출을 시작으로 하반기 중 만기상환과 매도세가 더해지며 1년간 12조3000억 원이 순유출됐다.
금감원은 주식시장에서 연초 중국 발 글로벌 증시불안 등으로 외국인의 순매도가 일어났지만 연중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만기 상환과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하반기부터 단기채 중심으로 순매도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규모는 481조6000억원으로 2015년 말(421조원) 대비 61조6000억원(14.4%) 증가했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8.6%에서 31.2%로 커졌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미국에서 8조4000억원, 7조70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아시아와 중동에서는 각각 1조8000억원, 2조8000억원 순매도세가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펀드 자금을 중심으로 룩셈부르크(4조3000억원), 아일랜드(9000억원), 프랑스(9000억원) 등이 순매수 했다.
순매도 규모가 컸던 국가는 아랍에미리트, 중국, 싱가폴로 각각 2조1000억원, 1조6000억원, 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편 연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보유고는 89조3000억원으로 2015년 말(101조4000억원) 대비 12조1000억원(11.9%) 감소했다. 전체 상장 채권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에서 5.6%로 줄었다.
미주(-7조6000억원), 유럽(-2조4000억원), 아시아(-1조6000억원), 중동(-1조6000억원) 등 모든 지역에서 순유출이 일어났다. 단, 아시아에서는 중국만 지난해 1조6000억원을 순투자했다.
특히 외국인은 국채에 4조9000억원을 순투자한 반면 통안채에서 17조1000억원어치를 순유출했다. 잔존만기별로는 1년 이상 5년 미만 채권에 19조4000억원을 순투자하고 잔존만기 1년 미만 채권은 39조3000억원 순유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1월 북핵, 6월 브렉시트, 7월 사드배치 결정, 12월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변수가 지속됐지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유출입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북한 핵실험과 미국 대선이 있었던 1월과 11월 각 이벤트를 기점으로 6영업일간 5205억원, 1조2664억원 규모 순매도를 보였다. 브렉시트와 사드,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는 순매수를 지속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대선 이후 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되면서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자금이 유출됐지만 장기 잔존물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속됐다”고 분석이다.
금감원은 올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입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