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에서 선전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목표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3분기까지 중동과 중남미 등에 전년 대비 23.3% 증가한 총30만7천대를 수출했다. 선진시장과 달리 이들 신흥시장은 비교적 적은 투자를 통해 시장확대가 가능한 선점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인도, 중국에 이어 현대차 제2의 성장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주요 산유국들이 분포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현대차는 전년대비 21.4% 증가한 18만5천134대를 수출했다.중동시장에서 현대차는 중대형 고급차량인 쏘나타, 그랜저, 싼타페를 전년 대비 95% 이상 증가한 3만6천 여대를 수출했다. 이들 중대형 차량은 전체 수출 물량 중 약 20%를 차지하면서 수출증가를 이끌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중동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승한 것에 맞춰 매장을 고급화하고, 중대형 고급차를 앞세운 판매전략이 주효했다”며 또한,”아랍 전용광고를 실시하는 등의 현지화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라고 중동 시장 수출 증가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베르나, 아반떼 등의 소형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수에즈 운하 통관 수입과 관광수입 증가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이집트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 26.2%로 토요타(11.8%)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이집트 시장에서 인기 있는 베르나와 아반떼의 공급을 확대하고 현지 CKD 수출량을 증가시켜 중국과 일본메이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이집트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판매강세는 중남미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중남미 수출은 9월까지 12만2천545대로 전년 동기대비 26.1% 증가했으며,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도 칠레(11.6%, 3위), 콜롬비아(10.3%, 1위), 에콰도르(11.4%, 2위), 파나마(11.7%, 3위) 등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중남미 시장 수출 증가는 클릭(현지명 겟츠), 베르나(현지명 엑센트) 등 소형차의 꾸준한 인기와 투싼, 싼타페 등 SUV 차량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싼은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8월까지 8,995대가 판매되면서 경쟁차종인 미쯔비시 파제로(Pajero)와 혼다 CR-V 등을 제치고 동급 1위를 기록했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소형차와 소형상용차가 강세인 시장이었지만, 최근 원자재 수출가격 상승 등으로 현지 경제여건이 호전되면서 다양한 차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과 현지에서 CKD로 생산하고 있는 포터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9월 말 현재 아중동과 중남미 지역의 대기 수요가 4만여 대에 달할 정도로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4분기에는 중남미 시장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연말까지 판매가 41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는 올해초 중국 시장 판매목표를 31만대로 세웠으나 최근에 26만대로 하향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시장에서도 55만5천대 목표를 51만대로 낮췄다. 경쟁사들의 공세가 거센 데다 현대차의 후속모델이 제때 나오지 않은 탓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을 일제히 인하하며 대응하고 있으나 뚜렷한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상황은 신흥 시장 개척 못지 않게 주요 시장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알려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