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화합·국가통합 강조한다는데 금품수수-동생·조카 기소 등 해명거리도 잔뜩
유력 대권주자인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5시 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반 전 총장은 입국장에서 ‘국민화합’과 ‘국가통합’을 화두로 귀국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이룬 성과 등 소회도 밝힌다. 또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최순실 사태와 한일 위안부 문제, 사드배치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돼 이제는 유력한 대권주자 반열에까지 올랐지만, 모두가 그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의 견제와 여러 의혹을 둘러싼 혹독한 검증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 이후 차기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도덕적 잣대는 한층 더 높아졌다.
그런 점에서 반 전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 요구가 많은 게 사실이다. 반 전 총장은 그간 직간접적으로 수수 사실을 부인하며 이를 최초 보도한 언론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아직까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게 전부다.
귀국 하루 전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 부자가 뇌물 혐의로 기소된 것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들은 2014년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경남기업 소유 복합빌딩인 ‘랜드마크 72’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동의 한 관리에게 50만 달러(6억 원)의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반 전 총장의 대변인은 “반 전 총장도 모를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남기업은 고(故) 성완종 전 의원이 회장으로 있던 기업으로, 성 회장은 충청포럼 회장을 맡아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충청 대망론’을 띄운 사람이다. 반기상 씨가 경남기업 고문이었던 점도 반 전 총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반 전 총장이 명확한 근거를 갖고 해명하지 않는 한 대선 기간 내내 꼬리표로 따라붙을 공산이 크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이후 승용차를 타고 사당동 자택으로 이동한다. 이튿날인 13일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사당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을 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