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16개 정치테마주 분석해보니…반짝 급등 이후 장기간 하락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9월~11월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정치테마주 16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특징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정치테마주 매매는 거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로 귀결됐다. 개인투자자는 투자 규모와 무관하게 뇌동매매 등 패턴을 보였는데, 약 73%의 계좌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거래대금이 5000만원 이상인 고액투자자의 손실 계좌비율은 93%로 더 높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정치테마주의 개인투자자 참여비중은 무려 97%에 달했다. 시장 전체의 개인투자자 비중(6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셈이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 비중은 3% 미만이었다. 분석 기간 중 손실을 입은 위탁자 99.6%가 개인투자자였다.
테마주의 높은 상승률도 ‘허상’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정치테마주 종목이 단기간 급등락을 보인 후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분석기간 테마주 16개 종목의 최고가와 종가를 비교해본 결과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전체 지수하락보다 고점대비 최소 6.5%에서 최대 44.6%까지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충열 거래소 심리부장은 “이유 없이 이상 급등하는 종목에 투자한 선량한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테마주 중 일부 종목 주가상승은 단기 시세조종 세력에 의한 인위적 상승으로 투자수익은 대부분 불공정거래 혐의자가 획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정치테마주의 주가가 별다른 내용도 없이 풍문에 의해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정치테마주의 평균 시가총액은 코스피가 1152억원, 코스닥이 1403억원으로 시가총액과 유동주식수가 작은 중소형주가 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번 분석 과정에서 거래소는 증권사 여의도지점에 근무하는 A씨 등 2인이 해당 기간 여러 정치테마주에 대해 ‘메뚜기식 단기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적발해 관계기관에 넘기기도 했다. 이들은 장중에 1주일치 매수호가를 총 8694회 제출해 일반인의 매수세를 유인한 뒤 주가가 상승하면 당일 매수한 주식을 전량 처분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거래소는 분석대상 16개 종목 중 10개 이상에 중복 투자한 843개 계좌, 14개 이상에 중복 투자한 224계좌 등을 집중적으로 심리하기로 했다.
서 심리부장은 “올해 거래소는 대선기간을 틈탄 이상 급등종목에 대한 불공정거래에 대해 집중감시와 신속심리를 통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가 적극 적용될 수 있도록 금융감독당국과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