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이콥 루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강경책과 경제 정책에 대해 경고했다.
루 재무장관은 미국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계속 보일 경우 북한 핵 문제와 같은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 재무부가 오는 4월 발표하는 반기 외환보고서에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넣겠다고 공언했다. 또 취임 100일 동안 우선으로 추진할 과제에도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포함했다. 이에 루 재무장관은 미·중 관계 악화를 우려한 것이다.
루 재무장관은 “북한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려면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즉 미·중 관계가 악화한다면 그 타격은 단순히 중국관의 관계 손상에 그치는 게 아니라 북핵 문제까지 꼬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의미다. 또 그는 “중국은 솔직하고 지적인 비판은 기꺼이 받아들인다”며 “자신들을 필요 이상으로 깎아내리거나 사실을 왜곡할 때 중국은 반기를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중국을 대하는 태도가 필요 이상으로 감정적임을 은연 중에 암시한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작년 12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알리며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기를 드는 모습을 보였다. 또 지난 2일에는 트위터에 “중국은 일방적인 무역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돈과 부를 쓸어가고 있지만 북한 문제에서 미국을 돕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외교는 아이들의 게임이 아니며 비즈니스 거래도 아니다”라며 ”트위터 외교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응수했다.
오는 20일 4년 임기를 마치는 루 재무장관은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 더해 경제 정책에도 경고를 날렸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감세 정책이 예산 적자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감세로 인한 세수 감소가 경제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