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 달러 빚 조기 상환 움직임…위안화 절하 부채질

입력 2017-01-04 09:32수정 2017-01-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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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가치가 고공행진하면서 중국의 대외 채무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이 여파로 위안화 환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국 당국의 노력도 무위로 돌아가게 생겼다.

중국 기업들의 대외 채무가 불어나는 상황에서 빚을 조기 상환하는 기업이 늘어나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달러 가치는 최근 16개 통화 대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면 위안화 가치는 3개월 동안 약 4% 하락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 기업의 외채를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들의 달러 부채는 작년 3분기에 1조2000억 달러(약 1449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 4% 증가한 규모다. 특히 에어차이나,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같은 항공사들은 지난 몇 년간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의 항공기를 사들이면서 달러 부채가 크게 늘었다. 에어차이나 측은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로 지난해 상반기 약 2억4000만 달러의 환차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달러 가치가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자 중국 기업들은 달러 부채의 조기 상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중국의 자금 유출을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6월 이후 중국에서 매달 500억 달러의 자본 유출이 있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692억 달러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자금 유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중국 당국은 자본 유출을 억제하고자 새해부터 개인 환전 규제를 강화하는 고육책을 마련했다. 현재 개인이 연간 환전할 수 있는 한도를 5만 달러로 규제하고 있는데, 이를 유지하되 환전 시 더 많은 증빙서류를 제출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 규제도 강화한다. 중국 비금융기관들의 역외 대출을 관계사로만 한정하고, 국경 간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중국 칭화대학의 리 다오쿠이 교수는 “위안화가 달러당 6.95위안에서 5% 이상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어려운 전투’가 될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본 유출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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