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원ㆍ달러 전망..1100원대 vs 1300원대 엇갈려

입력 2017-01-0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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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원ㆍ달러 환율 전망은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마디로 요악하자면 ‘트럼프’에 달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이달 초 취임하는 만큼 원ㆍ달러는 새로 꾸려지는 신정부의 경제 정책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다.

달러 강세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진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반면, 달러화 강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트럼프 신정부 정책 및 미 연준(Fed)의 금리 인상 주기가 윤곽을 드러내며 달러 강세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해외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내년 달러 가치가 치솟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블룸버그가 최근 집계한 해외투자은행의 원ㆍ달러 전망치의 중간값은 내년 1분기 1200원, 2분기 1203원, 3분기 1210원, 4분기 1208원 등 1200원이 넘는다. 이 중 모건스탠리는 내년 2분기에 원ㆍ달러 환율이 1250원으로 올라서고, 3분기 1275원을 거쳐 4분기에는 1300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내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올해 정책금리 인상횟수를 3회로 상향할 것을 시사했다. 기존 달러 가치가 올해 1~2회 인상을 반영해 움직여온 만큼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달러 역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다.

게다가 유럽 및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QE)도 변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오는 3월 종료 예정이었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올해 말까지 연장키로 합의했다. 규모 축소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유럽이 양적완화를 계속 이어갈 경우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2년 점도표를 제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FOMC의 예상이 상향조정된 점이 부담스럽다”며 “2017년 말 원ㆍ달러 환율을 1300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달 20일(현지시각)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게 되면서 미국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달러화 강세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의견도 높다. 불확실성이 옅어지며 달러가 힘을 잃을 것이란 주장이다.

또한 트럼프 당선자가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현실화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역시 최근 “완전고용을 위한 재정정책이 필요한 시점은 아니다”며 대규모 재정지출에 비판적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강조한 보호무역주의를 위해서 강달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초 미국 제조업을 위해 강달러를 완화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변지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의 연간밴드로는 1080~1230원, 연평균 1150원의 상고하저를 예상한다”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이 제한적으로 보이는데다, 트럼프 정부는 보호무역 및 재정적자 부담완화가 필요해 약달러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보인다”고 말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원ㆍ달러는 연평균 1130원 내외로, 추세적으로는 원화 강세를 예상한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은 더 이상 추가적인 달러 강세 요인은 아니다. 글로벌 정책 공조는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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