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으로 가격메리트 있으나 지지선 확인 작업 선행 필요
지난 22일 미국발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하회했다. 2000선 안착을 기대하고 있던 시장으로선 상당한 충격일 수 밖에 없다.
또한 가까스로 지켜낸 1900선이나 60일 이동평균선도 안전한 지지선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급락으로 인해 가격 메리트가 생겼지만 안정적인 지지선을 확인하는 추가 작업이 선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23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가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로 상승세를 기록중이나 신중한 투자전략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은 전일 시장이 1900선이나 60일 이평선, 지난 9월초 전고점 등 기술적으로 비교적 의미가 있는 지지선에서 마감해 하락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줬지만, 안전한 지지선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시장을 끌어내렸던 지난 8월 중순에도 10% 가량의 가격 조정과 60일 이평선 지지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이러한 전망들이 무산됐던 기억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어제 시장에서 상당한 가격 조정이 이미 나왔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흐름이 계속되기 보다는 부분적인 반등 시도들이 뒤따를 수 있다"며 "시장을 괴롭히고 있는 변수들은 증시의 면역력을 높이면서 시장이 이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현재 시장을 둘러싼 변수들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은 비우호적인 쪽에 더 가깝다고 봐야 한다"며 "불안한 국면이 이어질 수 있음을 감안해 안정적인 지지선부터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말 예정된 FOMC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경우 현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측면은 있겠지만 추가 금리인하는 FRB가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비쳐져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란 것이다.
특히 지난 달 금리인하 이후 국제유가의 사상 최고치 행진과 같은 반작용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도 시장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밝혔다.
이 연구원은 "또한 만일 이런 점들 때문에 금리가 동결되는 경우, 경기 후퇴 가능성을 치유할 수 없는 현실적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금리 동결 역시 악재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지금은 통화정책 딜레마에 가까운 상황으로 볼 필요가 있고, 이번 FOMC는 지난달처럼 증시에 일방적인 호재로 인식될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중국증시가 최근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가세하고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을 이끌어 가던 빅보스로서의 모습을 단기적인 측면에서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그나마 부분적으로 빠져나갔던 투신권의 자금 회귀와 중국증시 과열 논쟁으로 중국으로 쏠린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턴하고 있어 향후 국내 투신의 매수를 기대해 볼 수는 있다"고 반등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는 "개별 종목들이 고점 대비 상당히 하락한 상태로 가격 메리트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단기적인 가격 메리트에 주목해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기 보다 중국 수혜주나 증권 등의 기존 증시 주도주들을 중심으로 투자 시계를 길게 가져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