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대우조선 유지해야…조선업 스몰 사이클 올 것"

입력 2016-12-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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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은 유지할 근거 없어…산업 자체를 위해 비용 지불은 바람직하지 않아"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세계 1위의 경쟁력 만큼은 간직하고 유지시켜야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27일 금융위 출입기자 송년회에서 "우리나라가 1위하는 산업을 포기하는 것은 절대 옳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은 특수선, 방산 부문에서 독보적이고, LNG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해도 R&D(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손을 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업은 빅사이클은 아니더라도 스몰 사이클 정도의 변화가 온다"며 "다시 사이클이 올 때까지 버티고, 투자한 선박들이 선주에게 인수돼 비용을 회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 9월 8일부터 선박평형수의 유해물질 제거 후 배출 규제를 시행한다. 선박 연료 황 함유량 규제도 2020년부터 강화된다. 노후 선박의 교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2017년부터 조선사의 선박 수주가 생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업적 관점에서 현재의 빅3 체제를 빅2로 만들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산업적 관점에서 주장할 수 있으나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임 위원장은 "빅3가 모두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데 빅딜을 하면 두 회사(삼성중공업ㆍ현대중공업)를 모두 망가뜨리게 된다"며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이를 악물고 자구노력을 해야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해운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산업 자체를 위해 어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운업은 아무리 근거를 찾아보려고 해도 나아질 것이란 보장이 없었다"며 "선복 과잉 상태, 선복량 증가가 물동량 증가를 앞지른다는 정도일 뿐 그 이상의 전망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이나 배를 띄울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였다"며 "치킨게임이 언제 끝날지 확신이 서질 않았고, 채권단도 언제까지 돈을 대겠다는 말은 꺼내지 말라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2M 가입을 두고는 "'해운동맹'이 맞다"며 "해운동맹 형태가 선복교환이든 선복공유든 어떤 것이냐는 해운동맹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 금융위가 한진해운 내용을 재정리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구조조정은) 외과 수술에 비유할 수 있다"며 "수술실에서 막 나왔는데 왜 당장 옛날과 같은 모습이 안 나오냐고 이야기한다면, 그건 구조조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그룹을 2000년에 해체했는데, 2008년 이후에야 기업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구조조정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가계부채와 금융권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특히 △신보ㆍ기보 등 리스크 관리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 관리 △자영업자 가계부채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영업자 대출은 생계와 관련된 금융수요"라며 "자영업자 대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연착륙시키는지는 금융위에서 잘 봐야할 테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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