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車업계, 수익성 확보·영업망 강화 위해 IT기업과 손잡아
일본 온라인몰에서 신차도 살 수 있게 됐다. 야후재팬이 정유업체 코스모에너지홀딩스와 손을 잡고 인터넷에서 신차 판매를 시작한다고 2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야후는 자사 쇼핑몰사이트인 ‘야후! 쇼핑’에 신차 판매 전용 사이트를 개설한다. 초기에는 도요타와 닛산 스즈키 혼다 등의 브랜드에서 8개 차종만 취급하지만 내년 봄까지 일본 전 브랜드의 전 차종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내년 300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렌터카와 중고차가 아닌 신차 판매에서 전자상거래를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소비자는 코스모와 매매 계약을 맺고 야후는 계약 건수에 따라 코스모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차량 본체 가격을 5~15% 정도 인하하는 것은 물론 오토론도 제공한다.
야후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홍보 지원도 한다. 야후! 쇼핑에서 구매나 검색 기록을 분석해 신차 구매 의욕이 높은 이용자를 찾아 코스모 사이트로 유도한다.
야후! 쇼핑은 2억 개가 넘는 제품이 있어 일본 전자상거래 사이트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신차도 취급해 약 14조 엔(약 144조 원) 규모인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코스모는 자동차 출고를 맡는 것은 물론 일본 내 약 3100곳에 달하는 자사 계열 주유소를 활용해 급유 할인과 차량 유지·보수 서비스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구매자들에게 3년간 월 100ℓ까지 휘발유 가격을 1ℓ당 1엔 깎아줄 방침이다. 타이어와 오일교환 등의 서비스도 제공해 자동차 지식이 적은 여성도 안심하고 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코스모는 강조했다.
일본 정유업계는 저출산과 친환경차 보급으로 연료수요가 연간 2~3%씩 감소하고 주유소 간 가격경쟁이 격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정유사들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 성장동력원을 찾는 것은 물론 연료수요 자체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코스모는 이미 2011년부터 계열 주유소를 활용한 자동차 리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리스 사업 누적 계약 대수는 3만 대를 넘어섰다. 휘발유와 경유 등의 가격 할인과 다양한 애프터서비스가 리스 사업 성공 요소로 꼽히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신차 판매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코스모는 신차 판매를 수년 이내 연간 1000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업계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일본 자동차업체는 차량 수요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자 독자적인 판매망에 집착해 왔다. 그러나 일본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 영업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야후, 코스모와 연계하게 됐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기존 딜러들이 코스모에 차를 팔 수 있게 돼 새 판로를 확보하게 된다.
일본의 지난해 신차 판매는 504만 대로, 정점이었던 1990년의 3분의 2에도 못 미친다. 딜러 협회인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회원사 점포 수는 1만5000개로, 20년 전에 비해 20%가량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