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의 운명을 결정 지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준비 작업을 마치고, 조만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성탄절인 25일 박한철 헌재소장과 주심 강일원 헌법재판관, 다수의 헌법연구관들이 오전부터 출근해 27일 2차 준비절차 기일에서 논의할 내용을 막바지 검토 중이다.
준비절차는 본격적인 변론절차 시작에 앞서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이다.
헌재는 지난 22일 1차 준비절차 기일에서 탄핵심판 쟁점을 ▲ 최순실 등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농단에 따른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 ▲ 대통령의 권한 남용 ▲ 언론의 자유 침해 ▲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등 5가지로 압축했다.
또한 본격 심리를 위한 증인 신청을 받고 증거를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2차 준비절차 기일 전까지 5가지 쟁점에 맞춰 양측의 증거·증인을 분류하고 어떤 쟁점을 먼저 심리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차 기일에서 준비절차가 종결되지 않을 경우 연내 3차 준비절차 기일을 추가로 열어 마무리한 뒤 내년 초께 본격 변론에 돌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헌재는 1차 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에 소명을 요구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에 대한 답변을 2차 기일 전에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비선 실세' 최순실씨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록도 연말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검찰 측과 실무선에서 협의 중이다.
한편 검찰의 최씨 사건 관련 수사기록은 2만 페이지에 이른다.
국회와 대통령 측은 모두 29명의 증인을 신청했으며, 채택이 확정된 최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제외한 26명은 헌재가 확보한 검찰 수사기록 내용을 보고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헌재는 이날 탄핵심판의 본격 변론 시작을 앞두고 9명의 재판관 전원의 사무실과 일부 업무 공간에 최신 도·감청 방지설비를 설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