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 겪는 ‘엘시티’ 수사] “큰 영향 없다”는 부동산 업자… ‘반감’ 드러낸 지역 주민들

입력 2016-12-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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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엘시티 주변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홍보물.

최근 찾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는 시끄러운 잡음에도 불구하고 활기차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고층빌딩답게 거대한 중장비들이 바쁘게 움직였고,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에도 꾸준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엘시티 중 주거 부분은 거의 다 분양이 된 상태다. 인접 중개업자는 “아파트 분양이 100% 완판은 아니고 몇 개 남아있지만, 현재는 레지던스만 분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지던스는 45~50%가 아직 미분양 상태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검찰 수사가 진행됐지만 실제 거래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게 업자들의 말이다.

다른 중개업자는 “건물 자체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분위기에는 아무래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어차피 입주가 3년 뒤인데 조용해지면 사지, 굳이 이렇게 시끄러울 때 살 필요가 있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상 분양이 완료된 ‘엘시티 더샵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평당 2750만 원이다. 평균 분양가로는 부산에서 꽤 고가지만, 해운대 집값이 상승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하게 형성된 것은 아니라는 게 현지 분위기다. 해운데 I아파트 단지의 경우 평당 2500만 원의 평균 분양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 일대는 출퇴근 시간이 아니어도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유동인구가 워낙 많은데 도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탓이다. 엘시티 입주가 시작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운대의 임대업자는 “교통 환경만 따지면 나빠지는 게 맞지만, 주변에 고급 아파트가 들어오면 가격 동반상승 효과를 누린다”고 전했다. 실제 미분양이었던 해운대 H아파트의 경우 엘시티 분양이 시작되면서 거래가 활발해져 모든 세대가 주인을 찾았다.

부동산업자들과는 달리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엘시티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부산에 2년째 거주 중인 한 40대 전문직 종사자는 “부산이 사실상 바닷가를 떼주고 사업을 했다, 절대 고층 건물이 들어와서는 안되는 곳에 허가가 났다”고 말했다. 엘시티 수사에 참여했던 한 인사도 “바닷가 앞에 흉물이 들어서게 됐다, 어느 나라에서 저런 걸 허가해주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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