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에서 경쟁자로 변한 中… 정유업계 ‘긴장’

입력 2016-12-21 10:19수정 2016-12-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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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뉴시스 )

내년 1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경유의 수입이 가능해졌다. 중국이 석유 품질 기준을 끌어올리는 등 수출 확대를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정유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21일 대한석유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휘발유 및 경유 등 석유 제품에 대한 황 함유량 규제 기준을 기존 50ppm 이하에서 10ppm 이하로 강화한다. 황 화합물은 석유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석유제품별로 최대 허용량을 규정하는데, 숫자가 낮아질수록 더 강화되는 것이다.

국내 정유 업계는 중국산 경유가 관세와 운송비 등을 고려할 때 가격경쟁력이 크지 않아 내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중국 정부 보조금 등을 통해 저가 공세를 펼칠 경우에는 정유사 브랜드가 없는 주유소나 알뜰주유소, 중소 공장 중심으로 유통될 것으로 보고있다.

정유업계가 걱정하는 것은 해외 시장이다. 중국은 자동차 수요 확대와 함께 휘발유 소비가 증가하면서,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휘발유와 함께 생산되는 경유가 공급과잉인 상황이다. 이에 수출 확대를 위해 각 국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정제설비 증설 및 고도화 등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3월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산 경유의 점유율은 4%였으나, 12월에는 12%까지 치솟으며 한국, 싱가포르, 인도에 이어 아시아 경유 수출국 4위에 올랐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경유 수출량은 지난해 상반기 하루 8만 배럴에서 하반기에는 21만 배럴로 늘었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총 3억1450만2000배럴의 경유를 생산, 생산량의 절반이 넘어선 54.8%(약 1억7200만 배럴)를 해외로 수출했다. 중국이 값 싼 경유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 수출량이 많은 한국은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은 아시아 주요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경쟁자가 되었다”며 “아시아 지역 수출 경쟁이 심화될 것을 대비해 수출지역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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