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자력시설 방재 대책법’ 비롯 의원 발의 법안 22건 계류… 법안 처리 시급하지만 여야 이견에 심사 일정 못 잡아
원전 사고를 다룬 영화 ‘판도라’가 흥행하면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원전의 안전관리·감시를 강화할 법률안들은 국회에 발이 묶여 있어 처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돼 통과되지 못한 원자력 관련 법안은 23건에 달한다. 정부가 발의한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개정안(1건)과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 22건 등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박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발의한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은 원전 밀집 부지에 추가로 원전을 건설할 때는 신규 부지에 지을 때보다 규제를 더 강화하도록 했다. 원전이 밀집한 곳에서 사고가 날 경우 다른 곳과 똑같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제안한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은 수명이 다한 원전은 연장해 운영할 수 없도록 하고, 수명을 연장해 운영 중일 때는 이를 정지하고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최명길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발의한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의 경우 발전용 원자로 건설을 허가할 때 원자력 발전에 직접 들어가는 비용 외에 사고 위험·안전 규제·입지 갈등·정책 비용 등 간접비용까지 포함해 경제적 타당성도 따져보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면세인 핵연료에 대해 과세하자는 지방세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각 원전이 쓰는 핵연료의 가액 10%를 원전이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해 원전 주변지역 주민의 안전대책 마련 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관계자는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원자력 관련 법안을 빨리 처리해야 하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법안 심사 일정도 못 잡고 있다”며 “원전 관련 법안이라도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