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두산 그룹 총수일가가 지난 33년간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예상된다.
노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산 총수일가가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33년간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60여개 차명계좌로 몰래 관리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증여세 탈세와 통정매매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두산그룹 측으로부터 '1973년 동양맥주(현 두산) 주식을 상장할 때부터 대주주 지분 20% 가량을 차명계좌로 관리하기 시작했고 경영권 유지 등 목적으로 운용했다'는 해명을 받았다”며 “두산 총수 일가는 동양맥주 지분 20%를 시작으로 유상증자와 무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비자금 규모를 불려왔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60여 개 차명계좌와 비자금을 관리한 사람은 박용성 회장과 장남인 박진원 상무이고, 모 증권사 직원이 실무적으로 차명계좌 관리를 도왔다고 주장하며 지난 1999년 3월에 박 상무에게 비자금 관리를 넘겼다는 모 증권사 내부문서를 공개했다.
노 의원은 또 법망을 피하기 위해 교묘한 돈세탁기법까지 동원했다며 증권사와 두산그룹 직원간 통화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함께 제시했다.
노 의원은 두산 총수일가는 33년간 비자금을 불법 운용했지만 납세시효가 남은 10년치 불법거래에 대해서만 60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하고 나머지 23년치 탈세액은 납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비자금 관리책임자인 박 회장 부자를 반드시 국감증인으로 세우고 검찰고발도 검토하겠다며 국세청은 지난해 차명계좌와 비자금, 탈세까지 밝혀 60억 원을 추징해 놓고도 검찰에 고발하지 않는 직무유기를 범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