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양대 사령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마주 앉았다. 양자 회동은 유 부총리의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15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유 부총리와 이 총재는 16일 저녁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대내외 여건이 엄중한만큼 정부와 한은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거시경제와 금융·외환부문 안정을 위한 정책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기재부-한은 간 거시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와 인식을 공유하고 필요한 경우 상호 공조 하에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부총리와 한은 총재뿐만 아니라 간부와 직원들도 함께 만날 기회를 자주 가지는 등 서로 호흡을 맞추고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은 초반에 5분 정도 언론에 공개됐고 1시간40분 가량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유 부총리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가 엄중한 상황에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긴밀한 협조, 폴리시믹스(조합)가 중요하다는 점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 부총리와 이 총재는 회동 시작부터 정책 공조를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우리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보니 기재부와 한은이 협력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며 "대내외 리스크(위험)를 관리해야 하고 소통하는 팀플레이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의미를 담은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고사성어를 언급하고 "기재부와 한은이 힘을 합쳐 이 어려움을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한은이 발빠르게 금융시장 안정에 나섰다고 감사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이 총재도 "(경제의) 실물부문뿐 아니라 금융부문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정부와 한은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또 "우리 경제의 당면한 과제 중 어느 것 하나 엄중하지 않은 게 없다"며 "정부와 한은이 역점을 둬야 할 것이 금융시장, 외환시장의 안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융을 안정시킬 역량을 충분히 축적했다고 생각하고 필요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앞으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는 기획재정부 이찬우 차관보, 송인창 국제경제관리관, 이호승 경제정책국장, 황건일 국제금융정책국장과 한국은행 김민호 통화 부총재보, 윤면식 국제 부총재보, 장민 조사국장, 서봉국 국제국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