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컨트롤타워 사령탑으로 다시 지휘봉을 들었다. 지난 11월 초 교체 대상에 올랐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재신임을 받은 뒤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유 부총리는 1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을 방문해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갖은 뒤“부총리직에 있는 한 제가 중심을 잡고 하겠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경제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을 불식시켰다. 유 부총리가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취임 100일이던 지난 4월20일 이후 8개월만이다.
그는 “제가 컨트롤타워가 되고 경제팀이 혼연일체가 되겠다”며“책임감과 역사적 소명감을 갖고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며 탄핵정국에서 경제컨트롤타워 사령탑으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실 유 부총리는 지난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이후 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본격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통령 탄핵 직후 유 부총리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에 바로 지시해 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수뇌부들에게 탄핵안 국회 통과 이후 상황과 향후 정부의 대응 방향을 설명하며 대외신인도 추락을 방어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의 한국 신용등급 하락 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 직전에는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과 통화하면서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한국의 모든 국가시스템은 종전과 다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대외적인 불안심리를 차단했다.
또 15일에는 외국인투자기업과 간담회에 이어 일본대사와 면담이 잡혀 있고 16일에는 영국 재무장관과 회담을 통해 대외신인도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 부총리가 경제컨트롤타워의 사령탑으로 확고한 입장을 밝힌 뒤 탄핵정국으로 인한 대외신인도 추락을 막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며“대외적으로는 국가신인도를 챙기면서 내부적으로 어려운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유 부총리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서민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빼놓지 않았다.
유 부총리가 내년 초에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고 저소득층 소득확충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배경이다. 서민 생계지원 대책 등은 오는 28일께 발표하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담길 예정이다.
그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일자리와 소득 문제를 망라해 전반적으로 소비를 끌어올릴 방안을 검토해 담겠다”며 “1~2인 가구가 많아지는 가구구조 변화를 감안해 생계급여 같은 복지제도를 고민해 보고, 서민 생계지원 대책도 많이 넣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