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명 편집부 차장
IT 최고 기업으로 우뚝 선 애플의 기업가인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에게도 시련과 좌절의 시기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영적인 아버지로 따르는 멘토가 있었다. 바로 인텔의 창업자인 로버트 노튼 노이스(1927.12.12~1990.9.3)다.
‘실리콘 밸리의 시장’으로 불리기도 한 그는 고든 무어(1929.1.3~)와 함께 인텔을 창업하고 미국 반도체 산업과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하며 경제 불황기에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 된 사람이다.
노이스는 필코에 취직해 트랜지스터를 연구하다 8명의 동료와 함께 나와 페어차일드반도체를 설립,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최초의 집적회로(IC)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의 집적회로 개발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잭 킬비와 로버트 노이스는 경쟁을 벌였는데, 개발 시기는 킬비가 일렀으나 완성도 면에서는 노이스의 기술이 뛰어났다. 10년에 걸친 긴 법정 싸움 끝에 대법원이 노이스의 손을 들어줬지만, 판결 이전에 두 회사는 서로 권리를 인정하고 특허 공유에 합의하기도 했다.
이후 노이스는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무어와 자신의 이름을 딴 ‘노이스-무어 일렉트로닉스(Moore Noyce Electrinics·MN Electrinics)’를 회사명으로 정했다가 ‘잡음이 많다’는 뜻으로 들린다는 의견에 따라 통합을 뜻하는 ‘인티그레이트’와 전자를 의미하는 ‘일렉트로닉스’ 두 단어를 조합한 ‘인텔(Intel)’이라는 회사를 1968년 실리콘밸리에 창립했다.
노이스와 킬비의 집적회로 개발은 20세기 최고의 발명 중 하나로 평가된다. 2000년 킬비는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는데, 노이스는 1990년에 사망해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킬비는 수상 연설에서 노이스의 성과를 잊지 않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