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 '나홀로 族'을 잡아라

입력 2007-10-14 16:57수정 2007-10-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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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ㆍ건강 꼼꼼히 챙겨... 2030 여성 공략 아이템 필수

여가시간을 혼자 보내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나홀로族(코쿤족)’이 사회현상으로 대두되면서 창업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강남의 맛 집으로 소문난 베이커리 전문점에는 점심시간에 혼자서 간단한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또한 신촌의 한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에서도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두드리는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외식업체들이 1인용 사이즈의 메뉴를 출시하거나 미니게임기 시장이 커지는 것도 이 같은 '나홀로族' 증가의 영향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피자헛은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한 판 가격이 6000원인 '미니피자'를 출시했다.

온·오프라인 대형쇼핑몰들은 집안에서 주말을 보내는 학생과 직장인을 공략해 장난감, 게임기 등의 즐길 거리와 쥐포나 황토 구운계란 등의 먹을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나홀로 族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혼자 식사를 하더라도 대충 끼니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건강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에 거주하는 30대 싱글남 안정훈(34)씨는 약속 없는 주말오후 혼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에도 건강을 챙긴다.

안 씨가 자주 가는 음식점은 오리고기 전문점. 예전 같으면 집에서 자장면 한그릇과 군만두로 한 끼를 때웠겠지만 건강을 생각할 나이가 되자 나홀로 식사에서도 자기만족과 건강을 챙기게 됐다.

오리고기는 혼자 즐기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최근에 안 씨와 같은 나홀로 族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오리고기를 판매하는 업체가 생겼다.

석촌역에 위치한 '쿵덕스'는 판매단위를 1∼2마리에서 1∼2인분으로 바꿔 나홀로족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했다.

담백한 오리와 매운 고추장으로 맛을 낸 '오리고추장 주물럭정식'과 국물을 시원하게 우려낸 육수에 부드러운 오리고기를 데쳐먹는 '오리샤브 불고기정식'이 점심시간에 가면 1인분에 5000원에 즐길 수 있다.

쿵덕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화인코리아의 나병업 대표는 "모든 물량을 본사 직송으로 유통경로를 단축, 합리적인 가격대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평일 오후와 주말 오전에 피부관리전문점을 방문하면 혼자서 마사지를 받으로 오는 여성고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한방피부관리점 '모모' 천호점의 김보형 원장은 "외모를 경쟁력으로 생각하는 요즘 젊은 직장여성들은 바쁜 와중에도 피부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일주일에 두세번씩 정기적으로 마사지를 받으러 오는 단골고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 게 힘들어 혼자서 피부관리점을 찾게 됐다는 직장인 최수진(32)씨는 "주위사람들이 평일 및 주말에 다들 자기계발에 바쁘기 때문에 약속을 잡지 않고 혼자서라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전문가들은 "나홀로족이 생겨난 것은 개인주의의 확산과 시간 및 돈을 절약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중에 사람들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 직장인들이 주말만이라도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사람 만나는데 드는 평균 3-4만원의 비용을 아끼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상헌 소장은 "예비창업자들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인한 나홀로족의 증가를 창업시장 활성화에 미치는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나홀로족의 과반수이상을 차지하는 20-30대 여성을 겨냥하는 아이템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혼자 여가를 즐기는 '나홀로 族'들이 늘어나면서 창업시장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아이템 개발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2030 여성들이 자신의 미용을 위해 자주 이용하는 한방피부관리전문점 '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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