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사건 담당 경찰관에게 떡 한 상자를 건네 전국에서 처음으로 재판을 받게 된 50대 여성이 과태료를 물게 됐다.
춘천지법 신청32단독 이희경 판사는 6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과태료를 9만 원을 부과했다고 8일 밝혔다.
이 판사는 A씨와 경찰관 사이에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A씨는 고소인임에도 사건을 담당한 경위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 판사는 이어 청탁금지법에서 예외로 정한 사교나 의례, 부조 등의 목적이나 사회 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도 아니라고 봤다. 고소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관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일은 제 3자 입장에서 볼 때 수사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판사는 “위반자가 고소한 사건이 수사 중임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요하는 수사 담당 경찰관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며 과태료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금품의 액수가 4만5000원으로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과태료를 정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9월 1일 춘천경찰서에 자신에게서 1700만 원을 가로챈 지인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같은 달 29일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A씨는 출석 전날인 28일 자신의 직원 B씨를 시켜 담당 경찰관에게 4만5000원 상당의 떡 상자 1개를 전달했다. 경찰은 떡을 받은 지 30분 만에 퀵 서비스를 통해 떡을 돌려보내고 소속기관장에게 이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