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정책 실패"… '비가격규제+물가연동제' 가격정책 반영해야

입력 2016-12-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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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부터) 아이러브스모킹 정찬희 팀장,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 부산대 최병호 교수, 서울대 김상헌 교수, 좌장을 맡은 연세대 김성수 교수, 기획재정부 장철호 과장, 행정자치부 조영진 과장, 보건복지부 권병기 과장.

박근혜 정부가 금연정책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하게 추진했던 담뱃세 대폭 인상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정부가 당초 예측한대로 흡연율을 낮추고,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는데 기여하지 못한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조세금융신문 주관으로 열린 공청회에서는 담뱃값 인상은 세수확보에 급급한 미봉책일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정책대안으로는 비가격규제와 함께 물가연동제 등을 가격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조세금융신문에 따르면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제 3세미나실에서 윤호중, 김상희, 이재정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고, 조세금융신문 주관으로 ‘실패한 담뱃세 대폭 인상 2년, 그 해법’이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서울대 김상헌 교수의 주제발표로 진행되었으며, 정부와 학계, NGO단체 등의 패널과 담배업계, 조세전문가, 학계, 일반흡연자 등이 참석해 담뱃세 인상 정책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김 교수는 연구발표에서 우리나라에서 가격정책을 통한 흡연 억제효과는 일시적인 효과만을 보여준 경향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불연속적인 담뱃세 인상을 통해 담배의 상대적인 가격이 하락한 만큼 2015년 1월 담뱃세 대폭 인상은 흡연억제보다는 세수 증대에 기여한 측면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른 정책 대안으로는 대한민국 남성 흡연율 29%의 달성연도를 2020년에서 2030년도로 재설정(정부의 제3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 따른 2020년까지 남성 흡연율 29%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실질가격을 유지하면서 비가격정책을 동반한 목표가격 도달을 위해 물가상승률에 연 0.976%를 인상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패널로 참석한 최병호 교수(부산대)는 “우리나라 담배관련 가격규제정책의 방향은 물가연동제 혹은 물가+소득 연동제를 실시하여 지속적으로 유지 또는 인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흡연율 추이를 관찰하여 주기적인 세율인상을 병행하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의 상당부분을 흡연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회서비스에 지출하여 부담과 편익의 연계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선택 회장(한국납세자연맹)은 납세자 입장에서 담뱃세 인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세수확대 의도에 대하여 신랄하게 비판하고, 담뱃세 인상이 소득 역진적이라는 것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담뱃값 인상 시 입법예고 등의 절차무시를 거론하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엄청난 세금을 내고 있는 흡연자(납세자)의 권리와 보호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부 권병기 과장은 “담배흡연은 이미 피신 분들이 끊는 것도 있지만, 비흡연자가 담배피우는 것을 시작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4년 정부합동 종합대책의 일환이었고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물가인상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과장은 “비가격 정책의 경우 흡연율을 낮추는 것 외에도 간접흡연 청소년과 여성흡연 경고그림은 크게 효과가 있어 국내광고 규제가 중요하고, 담배광고는 청소년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비가격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과 조영진 과장은 “물가연동제의 경우 주기적, 정기적 인상을 통해 가격실효성을 높이고, 소비를 억제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이런 부분이 정책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깊이있는 연구와 함께 흡연자의 의견수렴이 필요하지만 물가연동제를 하더라도 흡연납세자들의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환경에너지세제과 장철호 과장은 “담배값 인상 효과는 2014년 대비 2015년에는 큰 폭으로 수요가 감소했으나, 2016년에는 다소 완화가 돼서 담배 수요감소가 당초 기대수준에는 못 미치겠지만 2014년 대비 15.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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