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ㆍ노사갈등 원인...에드워즈 신임행장 선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2005년 4월 행장을 맡아 지난 4월 연임에 성공한 메리디스 행장이 갑작스레 경질된 것은 최근 SC제일은행의 실적 부진과 함께 장기간 지속된 노사갈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005년 말 34조2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29조6000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자산 또한 2005년 말 57조4000억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56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노조가 노사합의서 이행과 조직개편 등을 요구하며 150여 일째 농성을 벌이며 노사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경질로 존 필 메리디스 행장은 12년 동안 스탠다드차타드에서 근무한 것을 포함하여 총 35년 간 몸담았던 은행업계에서 불명예 퇴임을 맞게 됐다.
SC제일은행 팀 밀러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대표하여 존 필메리디스 은행장에게 그간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존 필메리디스 은행장은 2005년 4월 취임 후 스탠다드차타드와 제일은행의 역사적인 통합과정을 이끌어 왔다"고 격려했다.
아울러 "존 필메리디스 행장의 후임으로 2005년부터 올해 초까지 SC제일은행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데이비드 에드워즈를 선임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에서 가장 역량 있는 임원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에드워즈 은행장은 SC제일은행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했다.
데이비드 에드워즈 신임행장은 "SC제일은행은 자랑스런 역사와 훌륭한 미래를 지니고 있다"며 "한국 금융시장에서 선도은행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진 및 직원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드워즈 신임행장은 맨체스터 경영대학원과 웨일즈대학에서 MBA를 취득하고 8년간 스탠다드차타드그룹에서 근무했으며, 그룹리스크 총괄 대표와 중동 및 남아시아지역 CEO를 맡은 바 있다.
또한 그룹경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기업금융 최고운영책임자(COO)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그동안 메리디스 행장의 퇴진을 주장해 온 SC제일은행 노조는 이번 경질과 관련 일단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우범식 SC제일은행 노조 정책부장은 "이사회에서 노조측의 의견을 반영해 행장을 경질한 것은 일단 긍정적"이라면서도 "신임 행장이 노조의 주장을 수용하고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갈 지, 아니면 노조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주장해 온 외부임원 축소를 통한 독립경영을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신임행장의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