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연임됐다.
펠로시 원내대표가 팀 라이언 의원과의 표 대결에서 134대 63으로 연임에 성공했다고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민주당 하원을 이끌고 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한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 상·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패했다. 또한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오하이오로 이어지는 공업지대의 중산층들이 민주당을 등졌다는 사실도 기존 원내대표였던 펠로시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3개 주는 1992년 이후 줄곧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대선 패배 뒤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는 의회를 떠나 노동자들을 찾아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도전장을 내민 라이언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경선 때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76세인 펠로시 의원보다 33살 젊은 43살로 ‘민주당의 변화’를 강조했다. 라이언 의원은 “이제 다른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내가 이들을 반영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지금 지도부로는 다음 선거에서 우리는 또 패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무기력한 민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로서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펠로시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기존에 당을 장악하고 있는 힘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펠로시는 자신이 무리 없이 재선될 수 있다고 확신해왔다.
라이언 의원은 패배를 인정하며 “민주당은 이제 미국 전역에 경제적 메시지를 던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비록 내가 이기지 못한 것은 실망스럽지만 우리 당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