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명장을 찾아서]홍수경 CJ오쇼핑 PD “홈쇼핑도 사람 냄새 나게 만들죠”

입력 2016-11-30 10:32수정 2016-11-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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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 간판 프로 ‘유난희쇼’ㆍ‘라메종’ 연출… “글로벌 시장 급변, 한국적 콘텐츠로 승부”

▲홍수경 CJ오쇼핑 PD가 스튜디오 부조정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세대 홈쇼핑 PD인 그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강조하는 연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단일 상품의 최대 판매고를 올리는 유통 채널은 무엇일까. 매력적인 이 채널은 바로 TV홈쇼핑이다. 1995년 국내 도입 이래 약 21년이 흐른 현재, 12조 원의 시장 규모로 성장한 TV홈쇼핑. 이 같은 역사와 함께 발걸음을 뚜벅뚜벅 걸어온 산증인이 있다.

국내 최초 홈쇼핑 중 하나이자, 국내 굴지의 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의 대표 간판 프로그램인 ‘최화정쇼’, ‘라메종’을 연출하는 홍수경 PD다.

“(홈쇼핑 PD는) 마케터이자, 커머스 콘텐츠 프로바이더(Commerce Contents Provider)여야 한다”는 홍 PD를 25일 서울 방배동에 있는 CJ오쇼핑 본사에서 인터뷰했다.

MD의 제품 소싱부터 쇼호스트의 문구까지, TV화면을 넘어 이제는 모바일, 온라인을 통해 제품 하나가 소비자를 만나기 위한 모든 여정을 총괄하는 홈쇼핑 PD의 역할은 지대하다. 소비자의 빠른 피드백, 구매 실적이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채널 특성상 PD의 순발력이 중요하다. 홍 PD는 “분당 효율도 챙기고, 실적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그 재미가 없으면 홈쇼핑 PD를 못 한다”고 다부지게 이야기했다.

1세대 홈쇼핑 PD인 그는 열정적인 어조만큼이나 기록적인 족적을 남겨왔다. 특히 콘텐츠의 힘을 믿는 CJ의 DNA가 그의 연출 프로그램에 고스란히 녹아든 듯 차별화된 기획과 시도로 넘쳐났다. 77사이즈의 일반인을 내세운 ‘대국민 모델 이벤트’(2015)를 비롯해 판매 없이 오로지 콘텐츠 자체로 밀고 나간 ‘프리론칭 패션쇼’(2013) 등을 기획했다.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패션쇼를 했지요. 그 시간에 포기한 판매액을 환산하면 5억 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의 신뢰로 이어져 더 큰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홍수경 PD는 크리에이티브한 시도를 믿어준 CJ의 정신이 이 같은 콘텐츠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홍 PD는 2012년 당시 인기 스타들의 웨딩드레스로 화제가 된 브랜드인 베라왕을 소개하면서 유명세에 기대기보다 의외의 선택을 하기도 했다. “베라 왕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만 30분간 소개했습니다. 그 결과 제품을 선보이기도 전에 매진 사례를 이뤘지요.”

그가 최고의 홈쇼핑 PD로서 우뚝 설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물건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휴대폰을 팔 때 주로 기능, 혜택을 이야기하는데, 무엇보다 전화기가 해줄 수 있는 건 사람 간의 관계를 맺어주는 것입니다. 상품이 주인공이 아니라, 상품을 매개로 한 관계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처럼 늘 사람 냄새 나는 연출에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콘텐츠부터 판매전략에 이르기까지 독창적이고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홈쇼핑 PD로서 지평을 연 홍수경 PD는 급변하는 홈쇼핑 환경에 대해 선제 대응하며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 홈쇼핑 채널 수가 T커머스까지 17개입니다. 전에는 홈쇼핑 온라인 비즈니스 조차 없었지요. 이제는 모바일 쇼핑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고, 홈쇼핑 시장 전반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는 한국이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끌려가기보다 한국적인 콘텐츠로서 선제 대응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1972년생인 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 중간을 잇는 세대입니다. 양쪽을 다 아는 게 장점이지요.”

그에게 꿈이 하나 있다. “나영석, 신원호 PD가 박보검, 정우 등 스타들을 배출했듯, 저 역시 CJ오쇼핑을 통해 원석 같은 상품을 발굴해 빛나는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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