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탄생 91주년을 기리는 숭모제가 29일 고향인 충북 옥천 관성회관에서 열렸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이 행사에서도 몸싸움이 빚어지고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 이어졌다.
이날 숭모제 행사장 입구에서는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의 피켓시위가 이어졌다. ‘박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는 대통령의 국정 실패로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는데 혈세를 들여 육 여사 탄신제를 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행사 중단을 촉구했다. 옥천군은 이 행사에 700만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단체들과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과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으며 '이게 나라냐' 등 문구가 적힌 시위용품 등도 나뒹굴기도 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 입구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보수단체 회원들도 있었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단체 회원과 시민 등 100명이 참석했으나, 옥천군수 등 기관 및 단체장들은 초대받은 내빈석에 자리하지 않았다.
숭모제는 영상 시청과 헌화 등의 순서로 30여분간 조촐하게 진행됐다. 육씨 종친과 고향의 사회단체는 육 여사의 생일인 11월 29일마다 숭모제를 가진다. 작년까지도 이 행사에는 지역 주요 인사 등을 포함한 600여명이 참석했으며 문화공연도 펼쳐졌지만, 올해 주최 측은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국민정서를 고려해 기념행사들을 취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