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과 거래하는 여러 부품 공급업체들을 인용해, 애플이 기존보다 더 얇은 박막 OLED 디스플레이 증산과 삼성전자가 채용한 것보다 해상도가 더 높은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요구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년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는 해다. 그러나 최근 아이폰 판매 둔화로 애플의 분기 매출은 3분기 연속 감소세였다. 이 같은 부진을 씻을 방책으로 애플은 곡면 OLED 디스플레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익명의 관계자는 밝혔다.
아이폰이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 출고가는 높아질 수 있다. OLED는 기존 화면보다 50달러(5만 80000원)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샤오미, 구글 등이 OLED로 넘어온 이유는 더 얇고 가벼우며 곡면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OLED 화면은 백라이트 부품이 필요 없다. 다만 애플은 OLED 디스플레이 버전을 포함해 10여종의 프로토타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OLED 디스플레이 버전이 나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WSJ는 전했다.
내년에 출시하는 아이폰 신모델이 OLED 화면으로 생산되면 OLED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OLED 매출이 2018년이면 186억 달러에 달해 LCD 시장의 매출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스마트폰용 패널 매출은 LCD가 우세하다. 작년 스마트폰용 LCD 매출은 208억 달러로 OLED 패널 매출 106억 달러의 두 배에 달했다.
현재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삼성이 독주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은 90% 이상이다. 삼성은 올해에만 OLED 생산에 100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애플로서는 아이폰의 최대 경쟁사인 삼성에만 OLED를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애플은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과도 OLED 패널 생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애플이 LG디스플레이, 샤프 등에서 OLED 공급을 원한다 하더라도 2018년까지는 삼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프가 애플에 충분한 OLED 패널을 공급하려면 50억 달러는 더 투자해야 한다. 재팬디스플레이도 OLED 패널이 시험생산 단계에 있어 2018년이 돼야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팬디스플레이의 혼마 미쓰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달 초 “고객들이 OLED 패널을 원하기 때문에 우리는 OLED 생산에 대거 투자할 의향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 사업의 기반은 여전히 LCD”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