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턱밑’까지’…매주 가까워지는 촛불

입력 2016-11-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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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의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민심’이 매주 청와대와의 거리를 점차 좁혀가고 있다. 오는 26일 사상 최대규모의 촛불집회가 예상되는 가운데 법원이 청와대의 ‘턱밑’까지 시위대의 행진을 허가한 데 따른 것이다. 시위대의 행진을 가로막았던 경찰은 다시 한 번 머쓱한 상황이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25일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촛불집회와 행진 경로를 제한한 경찰의 처분을 정지해달라”며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이 이번 5차 촛불집회에 허락한 마지노선은 청와대에서 불과 200m 떨어진 청운동 동사무소까지다. 시위대의 행진이 이곳까지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촛불집회가 매주 거듭될수록 법원은 참가자들의 행진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법원은 지난 12일 3차 촛불집회 당시 율곡로 행진을 허용했고, 지난 19일 5차 촛불집회 때는 시간제한을 두긴 했지만 청와대 400m 앞에 위치한 정부청사 창성동별관까지 길을 터줬다. 율곡로가 열린 것도, 청부청사 창성동별관이 열린 것도 각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법원이 시민들의 요청을 인용한 데에는 지난 네 차례의 집회에서 나타난 성숙한 시민의식의 힘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9일 서울행정법원 김국현 판사는 “참가자들이 평화롭게 집회시위를 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지혜, 현명함을 가지고 있다”고 인용 사유를 밝힌 바 있다.

매주 머쓱해진 쪽은 경찰이다. 경찰은 12일 집회를 앞둔 시점에서 율곡로가 도심 동서를 잇는 중요 축이라는 이유로 율곡로ㆍ사직로 행진을 막았으나 주최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또한 4차 촛불집회를 앞둔 17일에도 ‘시민 안전 및 최소한 교통 소통 확보’를 이유로 행진을 금지했지만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한 발 물러섰다.

이번 26일 집회에서도 경찰은 ‘교통혼잡과 안전사고 위험’을 근거로 행진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마찬가지 상황이 연출됐다. 퇴진행동 측은 경찰의 태도에 대해 “좁은 도로라는 이유로 금지한 경찰의 사유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금지 사유를 찾는데 골몰할 것이 아니라 집회ㆍ시위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5차 촛불집회’는 퇴진행동 측은 서울 광화문광장 내 150만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역대최대 규모인 20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추산했다. 3차 집회 때 100만명(경찰 추산 26만명), 4차 집회 약 95만명(경찰 26만여 명)을 크게 웃도는 예상 수치다. 주최 측은 자정을 전후로 해산했던 이전 집회와 달리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집회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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