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안증권 입찰 규모 1조원→3000억원으로 줄여
최근 채권 금리 급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은행이 시장 개입에 나섰다. 이번주 단순매입에 이어 다음주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발행물량을 축소한다.
한은은 28일 발행예정인 통안채 규모를 1조원에서 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25일 밝혔다.
통화안정증권은 한국은행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금융기관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단기증권이다.
통화량을 줄이려 할 때는 공개시장에서 통안증권을 발행해 매각하고, 반대로 통화공급이 필요한 경우엔 통안증권을 환매하거나 만기 전 상환하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조절한다.
당초 한은은 통안증권 1년물과 91일물을 각각 5000억원씩 발행 예정이었다. 하지만 1년물은 발행하지 않고, 91일물은 3000억원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이와 함께 12월 중 통안 증권 발행도 줄일 계획이다.
한은이 통안증권 발행규모를 줄이면 채권시장에 발행물량이 줄어 채권 값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한승철 한은 시장운영팀장은 “이번 조치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줄고 단기 유동성이 공급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단기 쪽 불안심리 확산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한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조2700억원 어치의 국고채를 단순매입에 나선 바 있다.
한은이 일주일 만에 또 다시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선 것은 최근 채권금리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자 우리나라 국고채도 일제히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역시 채권금리는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오후 정책당국의 개입 기대에 혼조세를 마감했다. 국채 3년물은 전일과 같은 1.811%, 5년물은 1.954%로 0.6bp 떨어졌다. 반면, 10년물은 0.2bp 상승한 2.184%를 기록했고, 국채 20년물은 2.239%로 0.6bp 하락했다.
다만, 이같은 한은의 개입으로도 채권 금리 상승세를 원천적으로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의미있는 물량은 아니라 제한적 효과만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채권 급등 원인이 대외적 요인인 만큼 한은의 개입이 속도는 줄여주겠지만, 추세까지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