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허가..10월 시행 약가우대로 종전 대비 14%↑ㆍ오리지널도 수혜
셀트리온이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바이오시밀러 약가우대의 첫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종전보다 10% 이상 높은 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해외 진출과정에서 가격 전략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독자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판매허가를 승인받았다.
트룩시마는 류마티스관절염 및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체의약품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다.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 중인 맙테라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약 8조원의 매출을 올린 대형 제품이다.
트룩시마는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약가우대의 첫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4일부터 시행된 약가제도 개편에 따르면 국내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혁신형제약기업이 개발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한 바이오시밀러는 최대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80%까지 받을 수 있다. 기존 70%에서 10%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가격으로 보면 14% 인상되는 셈이다. 셀트리온은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획득, 약가우대 자격을 확보한 상태다.
보험상한가가 100원인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바이오시밀러는 최대 70원까지 약가를 받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80원까지 산정 기준이 올라간다는 의미다. 오리지널 제품 역시 바이오시밀러 발매 이후 가격은 70원에서 80원으로 올라간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제품 맙테라(50ml)의 보험상한가는 129만8132원이다. 트룩시마는 129만8132원의 80%인 103만8506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존에는 맙테라 바이오시밀러가 받을 수 있는 최고가격은 90만8692원이었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12만9814원 비싼 가격을 부여받게 된 셈이다.
물론 셀트리온이 트룩시마의 보험약가를 최고가 103만8506원으로 신청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최고가격을 받게 되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보험약가가 같아져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보험약가를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5% 저렴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국내 발매한 바이오시밀러 2종 모두 오리지널보다 5% 낮은 가격을 받았다.
트룩시마가 종전 기준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게 되면 해외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낮은 가격으로 발매하면 해외에서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다며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를 신속한 시일내 국내 발매할 계획이다. 약가등재 절차를 거쳐 내년 1~2월 발매가 예상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오리지널의약품과 약효및 안전성에서 동등성을 인정받은 트룩시마를 국내 환자들에게 조기에 소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다국적제약사도 수혜가 예상된다. 국내 약가제도에서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의약품의 최고가는 동일하게 책정된다. 바이오시밀러의 약가산정 기준이 10%포인트 오르면 오리지널의 약가도 높아지는 구조다.
트룩시마의 약가 등재 이후 맙테라의 보험약가도 종전의 80% 수준인 103만8506원으로 내려간다. 맙테라의 지난해 국내 처방실적은 277억원을 적용하면 종전 약가제도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진입 이후 30% 약가인하로 연간 83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지만, 약가제도 개편으로 손실액은 55억원으로 26억원 줄어든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약가우대로 다국적제약사가 수혜를 입게 된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