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진家 일감몰아주기 제재 전원회의 하루 앞두고 또 연기

입력 2016-11-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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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 안건을 또 다시 연기했다. 공정위가 미리 확정한 전원회의 일정을 하루 전 취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에 대한 보이지 않는 특혜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16일 전원회의를 열고 한진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에 대한 최종 심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전격 취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당초 이날 예정된 전원회의에 한진그룹의 부당지원행위 제재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정재찬 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일정이 갑자기 잡혀 뒤로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내부적으로 이달 중에 전원회의에 상정해 결론을 낼 방침을 세운 만큼 이르면 오는 23일 열리는 전원회의에서 최종 심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가 한진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를 잡은 곳은 조 회장을 비롯해 조원태ㆍ조현아ㆍ조현민 세 자녀가 지난해까지 100% 지분을 소유한 유니컨버스와 싸이버스카이다. 유니컨버스는 호스팅과 콜센터,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2007년 설립 당시 조 회장 일가가 16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한진그룹 계열사와 연평균 70% 가량의 내부거래를 통해 급성장한 알짜회사로 변모했다.

조 회장의 세 자녀가 지배하던 싸이버스카이 역시 대한항공 등 그룹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고 있다. 싸이버스카이는 대한항공 기내 잡지 광고와 기내 면세품 통신 판매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 싸이버스카이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84%(35억9303만 원), 2014년엔 81.5%(39억9600만 원)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지난 5년간 유니컨버스와 싸이버스카이에서 올린 매출액 1600억 원 가운데 70% 넘는 1200억 원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싸이버스카이의 주식 전량을 대한항공에 매각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5월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피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이 흘러 나왔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공정위에서 요구한 상황을 모두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현재 관련 회사들의 지분매각과 영업권 양도 등을 통해 공정위에서 요구한 상황을 모두 해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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