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100만 촛불 속 시민들의 빛난 ‘명연설’

입력 2016-11-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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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100만 촛불 속 시민들의 빛난 ‘명연설’

11월 12일 광화문에 촛불을 든 100만 명의 시민이 모였습니다.
최순실 사태를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친 시민들은 분노와 좌절에도 성숙한 시민의식과 평화로운 모습으로 감동의 현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빛났던 것은 바로 마이크를 잡은 시민들의 투박하지만, 마음을 울린 '연설'
분노와 희망을 담은 시민들의 화제 발언들입니다.

부산 '속고' 아지매
"나는 공무원한테 속고, 시장한테 속고, 국회의원한테 속고, 장관한테 속고, 대통령한테 속았습니다. 정치인들한테 하도 놀아나서 그 곱던 얼굴이 이렇게 삭았습니다. 정치인들은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아무것도 모릅니다.꼭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거짓말 안 하는 사람, 우리 어려운 사람을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꼭 뽑으십시오."

식당 아주머니
"토요일이 제일 바쁜 날인데 8살 먹은 아이에게 이런 나라에서 더 살게 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나왔어요. 한국 사람을 '냄비'라고 한답니다. '이것들, 한달만 놔두면 싹 잊어버린다'고요. 그래서 우리가 다 해놓고 애먼 놈들이 다 쳐먹었습니다! 이번엔 그러지 맙시다, 제발. 우리 아들이 떳떳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치하는 나라를 만듭시다. 오늘, 하야하기 참 좋은 날씨입니다"

당돌한 초등학생
"제가 여기 서서 이런 얘기 하려고 초등학교 가서 말하기를 배웠나 자괴감이 들고 괴롭습니다. 이 시간에 '메이플 스토리'하면 랩업이 되는데 시간이 아깝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촛불을 들어서 게임만 해도, 돈이 없어도 모든 사람이 평등해지는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한 게 자괴감 들고 괴로우면 그만두세요."

성심여고 대통령 후배들
"우리는 오늘 누군가의 지시, 대필 없이 저희의 생각만을 담았습니다. 지금 선배님의 행동에서는 성심여고의 교훈인 '진실' '정의' '사랑'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12년 대선후보 당시 '정의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선배님이 지금까지 해온 행동은 절대 정의가 아닙니다. 선배님은 정의를 패배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부끄러운 존재가 된 선배님, 우리는 '순실의 의견'이 아닌 진실이 듣고 싶습니다."

로스쿨 재학생
"사실 저는 어제까지만 해도 굉장히 부끄러운 사람이었습니다. 변호사 시험을 59일 앞두고 있어 수많은 청년이 분노하는 현장에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법조인의 모습은 불의 앞에 침묵하는 사람도 부정부패에 방관하는 사람도 권력 앞에 복종하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왔습니다."

대구 시민
"대구 경북은 박정희 시대로부터 박근혜 시대까지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그들의 아성이었습니다. 국정농단 일부분의 진실이 알려지는 순간 충격이었습니다. 모멸감이 들었습니다. 수치심이 들었습니다. 진실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책임을 묻고 싶었습니다. 대구 경북에서도 이제 반란의 불꽃, 저항의 불꽃을 일으킬 것입니다. 성주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성주 군민들은 이렇게 외칩니다. '다시는 속지 마래이. 금마들은 말은 뻔지르르하지만 전부 다 지 뱃속 챙길라 카는기라. 단디 정신차리라'"

현직 교사
"대학을 다니던 30년 전 성조기 화형식이 있었습니다. 당시 다급히 부르시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세대가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들어놨으니까 제가 이렇게 서 있는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제가 지금 똑같이 아버지의 나이가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더는 어떻게 중립을 지키라는 겁니까?"

절망스러운 현 세태에도 변화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결국 힘을 합친 우리의 진심 어린 목소리 때문 아닐까요.

"정치는 삼류, 국민은 일류… 진짜 대통령은 시민입니다"
-김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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