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창립 55주년 맞아 '새로운 한화'로 비상(飛上)한다

입력 2007-10-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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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영 및 사회봉사활동 강화... 김승연 회장, "성장할 수 있는 곳 찾아가는 철새 돼야" 강조

지난 1952년 故 김종희 회장은 '기업보국'의 사명감을 바탕으로 한국화약 주식회사를 설립, 화약산업의 육성을 통해 국가 기간산업의 복구를 꾀했다.

20만환의 자산으로 시작한 이후 10년만에 국내 유일의 화약 제조업체로 자리매김 한 한국화약(주)은 2007년 현재 국내 10대 그룹(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으로 자리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모태가 됐다.

한화그룹은 1960년대에 기계공업과 석유화학공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기반을 조성했고, 무역·건설·유통분야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시키면서 오늘날 51조447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한화그룹의 토대를 이뤘다.

창업주인 故 김종희 회장이 타계한 후 1981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 회장에 오른 김승연 회장은 금융·전자·유통·레저 등 3차 산업부문을 강화하면서 더욱 더 발전하게 됐다.

김승연 회장의 취임 이후 양적·질적 발전을 거듭하던 한화그룹은 2007년을 맞아 새로운 한화그룹으로의 변신을 위해 새로운 CI인 '트라이서클'을 선포하는 등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처럼 성장을 거듭하던 한화그룹은 지난 4월 김 회장의 이른바 '보복 폭행' 사건으로 김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일대 위기를 맞았다.

이후 지난 달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때까지 한화그룹은 선장이 없는 상태로 항해를 지속하면서 글로벌 경영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남에 따라 국가경제와 사회에 공헌하는 모습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노력에 분주한 모습이다.

◆ 新성장동력 발굴 등 공격적 경영

한화그룹은 지난해까지 재도약을 위한 역량비축 기간으로 운영하고 올해부터는 비축된 역량을 활용하여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창립기념사를 통해 "글로벌 시대에는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워야 한다"며 전 임직원들이 2007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에 임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같은 철새 경영론으로 대변되는 한화그룹의 향후 경영의 핵심은 '글로벌 경영'과 '미래성장동력 발굴'로 요약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룹 각 계열사들은 현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 현재의 수익성만이 아닌 향후 5년 내지 10년 후에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신수종 사업을 발굴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화는 한국형 헬기 개발사업 및 보잉 787기 부품 공급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고부가가치형 사업을 확대,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과 지속적인 발전을 꾀할 계획이다.

한화종합화학은 건축자재 위주의 제품군을 전자소재, 자동차 부품 등으로 고부가가치화 및 다양화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화건설도 주택 위주의 사업구조를 벗어나 미주지역과 아프리카를 위주로 한 부동산 개발 및 중동지역을 위주로 한 플랜트사업 확대 등을 통해 미래 발전가능성을 키워나간다는 복안이다.

한화그룹은 특히 내수위주의 사업구조로는 점점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예정이다.

지난 2005년부터 검토를 시작으로 시작된 해외사업 진출의 기조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기존사업 역량 활용을 통해 세계시장 진출 및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임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이다.

(주)한화는 향후 미국 다음의 자동차 최대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인플레이터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미래의 주요시장을 선점하여 향후 중국 시장 내에서 인플레이터 부문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할 계획이다.

한화종합화학은 현재 중국 상하이 및 북경에 진출해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자동차부품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미국 알라바마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인도 진출을 검토하는 등 세계의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등 자동차 부품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한화석유화학은 나노기술 등 신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 적극 힘쓰는 한편 현재 사업부문과 관련된 해외업체 인수를 적극 검토 중에 있다.

한화건설은 시카고에서 이룬 성공적인 타운개발 사업을 바탕으로 애리조나에서의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해외 부동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미주지역의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이외에도 대한생명은 중국시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중국 보험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국제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매출 24조·이익목표 9.8천억

한화그룹은 올해 그룹 매출 목표를 당초 26조원에서 24조원으로, 이익목표도 1조원에서 98000억원 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처럼 경영목표를 하향조정한 이유는 김 회장의 6개월 가량의 부재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화그룹은 "연초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해외사업이 김 회장의 구속에 따라 차질을 빚게 돼 부득이하게 경영목표를 수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야심차게 추진하던 글로벌 경영의 최종결정에 김 회장의 역할이 막중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면 보류에 따른 경영차질은 불가피, 매출 목표를 24조원으로, 이익목표는 1조원에서 9천8백억원 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한화건설의 경우 연간 4조원의 수주를 목표로 했지만 해외부문에서 약 1조원 이상의 차질이 예상되고, 다른 계열사들도 해외에서의 자원개발 투자·석유화학 관련사 M&A 및 해외합작 프로젝트 진행 등이 지연되는 등의 역효과를 낳게 됐다.

하지만 김 회장이 경영일선으로 복귀하고 현재 하고 있는 각 계열사별 '책임경영체제'가 무리 없이 진행된다면 한화그룹의 글로벌 경영은 다시 탄력을 받아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실적악화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워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창립 기념사를 통해 "글로벌 시대에는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김 회장의 철새 경영론은 글로벌 경영으로 확장되면서 "2007년 사업은 모두 해외에서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그룹 경영기획실을 중심으로 한 T/F를 구성, 각 계열사별로 진출 가능한 사업을 검토했다.

또한 현재 전체매출의 10% 수준인 해외매출비중을 오는 2011년까지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계획하는 등 해외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각 계열사별 해외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한화석유화학은 현재 상해의 한화하화법인, 상해사무소, 광주사무소, 북경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상해 한화하화법인은 지난 2003년 설립돼 PE, PVC, 가성소다 등을 중국 현지에 판매하고 있으며, 2005년 4800만 달러의 매출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6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각각의 지사는 한화하화 법인을 도와 PE, PVC, 가성소다 등의 수출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석유화학 제품의 최대 수요시장인 중국에서의 현지 영업을 강화하고, 중국 내 신사업 발굴 및 유망투자사업 발굴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한화리조트는 일본 나가사키현 오션팰리스 골프클럽을 2004년 12월에 인수,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한화리조트의 일본 골프장 인수는 자금운용 및 투자수익 목적의 인수가 아니라 직접 운영사업자로서 일본 골프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일본 골프장 인수를 계기로 골프사업영역을 해외로까지 확장하게 되었고, 국내 골프사업의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세계적 종합금융 서비스회사로의 비전을 실현하고, 미래 수익기반 강화를 위해 중국시장 등 성장잠재력이 큰 아시아 및 해외 유망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 오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03년 8월 중국 북경에 주재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나섰으며, 2004년 11월에는 중국보험시장 완전 개방에 대비해 '국제업무팀'을 신설해 중국보험시장 및 동남아 보험시장진출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한화증권과 더불어 중국 내 금융업 동반 진출로 이미 중국에 진출한 (주)한화·한화석유화학 등 한화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2005년 이후에도 글로벌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 3월에는 일본 주재사무소를 개설해 일본보험시장의 운영 노하우 등을 습득하고 있으며, 8월에 미국현지법인을 설립하여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하고 자산운용 투자처를 발굴해 나가고 있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베트남 하노이에 주재사무소를 설립했으며, 이머징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보험시장 진출도 신중히 추진중이다.

한화무역은 이미 중국, 동남아, 유럽 등에 구축되어있는 해외 네크워크망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다.

해외사업은 크게 '신규 수익원 확보투자'와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투자' 등 두 가지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는데, 신규 수익원 확보 투자는 자원개발사업, 대체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동시에 공급선 안정화 및 판매 인프라 강화를 위한 투자를 통해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자원개발 사업은 초기에는 개발 광구 지분투자 형식으로 시작하여 향후에는 탐사 광구 개발참여 형식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으로 현재 유전, 광산 등의 지분인수 및 탐사 프로젝트의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와 동시에 바이오 OIL 등 대체 에너지 사업을 전개하여 기존의 연료유 판매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며, 중국 및 동남아 지역 탄소배출권 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준비할 예정이다.

<사진설명 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초에 열린 해외사업전략회의에서 '철새 경영'과 '글로벌 경영'을 각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들에게 강조했다.

<사진설명 2> 한화그룹의 2007년 경영 화두는 성장가능성이 있는 해외지역을 찾아 진출하는 '글로벌 경영'에 있다.

사진은 지난 2004년 중국 베이징시에 있는 한화종합화학 공장 준공을 기념해 식수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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