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을 좌우하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올해 최고점인 10달러선까지 근접하면서 정유4사의 올해 연간 영업익 합계가 사상 최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기준점으로 삼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11월 들어 7일까지 평균 9.9달러를 돌파했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해 1월 평균 10.2달러를 기록, 정유사들의 실적 고공행진을 도왔다. 그러나 공급 과잉 때문에 정제마진은 급격히 하락해 8월 한때 배럴당 2달러 때까지 추락했다. 업계에서 보는 정유사의 손익분기점은 평균 4∼5달러 수준이다.
정제마진의 급락으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호황을 누린 것에 비해 급감했다. 정유 4사의 3분기 영업이익 총액은 9822억 원이다.
그러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앨라배마 주에 있는 현지 최대 휘발유 수송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돼 수급에 차질이 빚으면서, 그 여파가 정제마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동부의 휘발유 수급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유럽 등을 통해 물량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연쇄적으로 아시아 휘발유 시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난방유 수요 증가와 미국, 중국 정유사들의 정기보수까지 더해져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정유 4사의 올해 연간 영업익 합계는 7조 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까지 4사의 영업이익은 5조6862억 원이다. 1분기 합계 1조8543억 원, 2분기 2조8497억 원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했을 때 현재와 같은 정제마진이라면 7조 원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연말까지 견조한 정제마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정제마진이 지속된다면 4분기 실적과 함께 올해 연간 최대 영업이익도 긍정적으로 기대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