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수석은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통한 심정이다. 잘못한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모금에 강제성이 있었는지, 의혹을 둘러싸고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모두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안 전 수석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강제모금 의혹에 청와대가 연루됐는지를 밝힐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K스포츠재단이 SK와 롯데 등 대기업들로부터 백억 원대 자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최 씨의 지시로 모금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추궁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에 출석한 이승철(57)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안 전 수석이 두 재단 모금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씨와 정기적으로 만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넨 것으로 알려진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안 전 수석과 정 비서관에 대해 지난달 31일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한편 최 씨는 사흘째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씨를 불러 조사한 첫 날 증거 인멸의 우려 등을 이유로 긴급체포했다. 오늘 중으로 최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