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대내외 환경에 장 초반 20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지수가 삼성전자를 발판 삼아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4%(0.8포인트) 하락한 2007.39포인트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1990.75포인트까지 떨어지며 1990선 마저 위협받았지만 시가총액 상위 4개 종목이 순매수로 돌아서 하방선을 지지했다.
이날 증시도 불안한 국내·외 경제·정치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일본과 호주 중앙은행이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해 추가 하락요인은 제한됐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영국 중앙은행(BOE) 등의 통화정책회의가 이번 주 내 예정돼 있어 불안감이 지속됐다.
한 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판도가 다시 박빙 양상을 보이는 점, ‘최순실 사태’로 인한 정세 불안 도 여전히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정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상승 동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오후 장에서 오르면서 지수를 올려놓은 측면이 있다”며 “삼성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개인들의 체감 하락세는 훨씬 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외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이달 초 주요 이벤트가 몰려있고 3분기 국내 기업 실적도 썩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개별 종목에서 노이즈가 나타나 장 초반 극락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밤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46.86달러로 전일 보다 3.8%(1.84달러) 급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 간 산유량 감산 합의가 불발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4288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국내 선물시장은 사실상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심을 반영해 움직이는데 전일 유가가 급락하면서 외국인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은 9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70억원, 14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은 4조2051억원, 거래량은 3억1793만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유통(-1.67%), 운송장비(-1.53%), 보험(-1.28%) 등이 떨어졌고 통신(1.91%), 의약품(0.91%), 전기전자(0.85%) 등은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1~4위인 삼성전자(0.79%), 한국전력(0.3%), 현대차(1.07%), SK하이닉스(2.44%)는 나란히 상승했다. 반면 삼성물산(-2.79%), NAVER(-1.17%), 현대모비스(-1.46%), 삼성생명(-1.36%) 등은 하락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한화테크윈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해 21.16%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는 0.27%(1.7포인트) 오른 626.38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전일 대비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리스크는 여전하지만 시장 펀더멘털이나 수급 여건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은 급락하더라도 2000선은 지켜낼 것으로 본다”며 “매도보다는 매수 관점에서 대응해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