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0) 씨의 지시를 받고 대기업을 상대로 백억 원대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비서관이 2일 검찰에 출석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 안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1일 밝혔다.
안 전 수석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강제모금 의혹에 청와대가 연루됐는지를 밝힐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K스포츠 재단이 SK와 롯데 등 대기업들로부터 백억 원대 자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이 최 씨의 지시를 따라 모금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 적용은 물론 정치권에도 큰 파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에 출석한 이승철(57)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안 전 수석이 두 재단 모금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재단 모금 과정과 경영 개입 사실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또 안 전 수석 소환에 이어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도 조만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지난달 31일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와 정기적으로 만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넨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비선모임'에 참석하는 주요 인물로도 언급됐다.
한편 이날 오전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최 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전날 조사를 받던 도중 증거 인멸의 우려 등을 이유로 긴급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