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에 사는 김 씨는(36세, 주부)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거의 매일 밤 6살난 딸이 잠든 후 1시간이 지나면 울면서 돌아다니고, 가끔은 발작도 일으키기 때문이다.
수면 중에 깨어나서 강한 발성과 동작, 그리고 심한 공포와 공황상태를 보이는 증세를 일컬어 '야경증'이라고 한다. 야경증은 주로 4~8세의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보통 수면 전반기, 즉 잠든 지 3시간 안에 나타나며,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이 그랬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소인 야경증 환자의 96%가 야경증이나 몽유병을 앓은 가족력이 있고, 중추신경계통의 미숙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 유발요인으로 발달 과정에서의 갈등이나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 낮에 겪은 공포감과 타격, 심한 피로, 수면 전 삼환계 항우울제 또는 향정신약물을 복용한 경우, 열, 그리고 수면박탈 등을 들 수 있다.
아이가 자다가 깨서 울면 우선 달려가 따뜻한 품에 안아주고 조용히 위로하며 안심시켜줘야 한다. 그 후 아이를 완전히 깨우기 위해 물이나 주스를 한 컵 먹여주거나 화장실에 가서 용변을 보게 한다. 아이가 깨면 자리에 눕히고 그 다음날 할 일에 대한 재미있고 반가운 계획을 알려주며 잠이 들 때까지 옆에서 지켜준다. 아이를 혼내서는 안 되고, 낮 동안에 너무 피곤하지 않게 해주는 일이 중요하며 무서운 내용의 영상물 시청을 피하고, 취침 전 차분한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손성훈 휴한의원 원장은 “야경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가진 소아청소년은 집중력 장애, 기억력 장애, 학습장애, 성장장애 등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되도록 빨리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정신 지연이나 뇌전증과 같은 뇌의 기질적인 손상 때문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예후도 좋고 단기간에 치료가 가능한 편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