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격랑속으로] 4년 중임제 vs 이원집정부제

입력 2016-10-2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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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치권에서 산발적으로 제기됐던 개헌론이 박근혜 대통령의 깜짝 제안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은 개헌론 언급 자체를 꺼려했지만,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역설하면서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국회도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주길 바란다"며 개헌 논의를 공론화했다.

정치권도 권력구조 개편에서 개헌론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년 대통령 중임제, 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 등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이 중 4년 대통령 중임제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개헌론의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행간에서도 4년 중임제에 무게가 실렸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대외적으로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에도 어려움이 크다"며 "북한은 '몇 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수십 년 동안 멈추지 않고 있고, 경제주체들은 5년 마다 바뀌는 정책들로 인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와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4년 중임제는 대표적으로 미국식 모델이다. 최대 8년 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정책 추진과 연속성을 유지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다음 정권 유지를 목적으로 포퓰리즘적 정책이 난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이원집정부제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이 외교와 통일, 국방 등 외치를 맡고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통치 방식이다. 하지만 유력 대권후보들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은 카드라는 게 정치권의 분위기다.

영국과 일본에서 채택하고 있는 의원내각제도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수당 대표가 총리직을 수행하고 의원들이 장관직을 겸하는 방식인데, 국내 정치 현실에 비춰 볼 때 국민적 지지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

정치권 관계자는 "만약 권권구조 개편 일환으로 개헌이 이뤄진다면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보다는 4년 대통령 중임제가 가장 유력하게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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