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가세 여부 주목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옥죄기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SC제일은행이 최저금리 2.01%라는 파격적 금리의 주택담보대출 특판 상품을 내놓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민형 보금자리론 금리보다 더 낮은 이런 특판 상품이 은행권의 대출 경쟁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14일부터 이달 말까지 이마트 뱅크샵 대출 특판 행사를 진행한다.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2.01%다. 가장 저렴하다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보다 이자율이 0.5%포인트 이상 낮다.
SC제일은행의 이번 특판 결과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가세할 여지가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따라 고소득자 대출이 마지막 틈새시장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갚을 만큼 돈을 빌리고 고정금리로 원리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자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며 “상환 능력이 충분한 우량 신용등급·고소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9등급도 대출이 가능하고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 차등이 없던 보금자리론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려던 소비자들이 정부의 갑작스러운 규제에 분통을 터뜨리자, 주택금융공사는 “종전 서민금융 지원은 유지한다”며 “고소득층, 기존 대출대환 등 보금자리론 대상에서 제외된 계층의 경우 은행권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은행권 대출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문턱이 높은 데다 금리도 높은 편이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으로, 평균 연 2.85%다. KB국민은행 2.80%, 신한은행 2.75%, KEB하나은행 2.71% 등 대부분 2%대 중후반에 몰려 있다.
따라서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저금리의 한시적 특판을 상시화하는 전략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일정 수준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주 수익원이 예대마진인 이상 갈수록 축소되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출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며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대기업 여신의 부실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가계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