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제62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수소 연료전지차인 컨셉트카 아이블루 (i-Blue)를 공개하고 i30 왜건(i30CW)을 처음으로 유럽시장에 내놨다. 11일 열린 보도발표회에서 현대차 이현순 사장은 “연료전지 컨셉트카 i-Blue(아이블루)는 미래 친환경 차에 대한 현대차의 비전”이라고 소개했다.
• 현대차의 3세대 연료전지 컨셉트카 아이블루(i-Blue)
아이써티(i30)을 발표하면서 현대차는 향후 신차 모델명에 알파벳을 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계획대로 이번에 발표한 컨셉트카에도 아이(i)라는 이름을 포함시켰다. 아이블루는 미래 친환경 차 시장을 주도할 수소 연료전지차(FCEV)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현대차가 야심차게 개발한 3세대 연료전지 컨셉트카다.
아이블루의 디자인을 담당한 현대차 요코하마 디자인 스튜디오는 아이블루가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수소 연료전지차’라는 점에 착안, 음양(陰陽)과 같이 서로 다른 것이 상호작용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하나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의 한국 전통의 태극(太極) 형상을 아이블루의 디자인 테마로 설정했다.
후드에서부터 천장을 지나 후미등으로 이어지는 아이블루의 측면 라인은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는 흐름을 표현하며, 앞뒤에서 각각 시작되어 빗겨가는 듯 지나가는 두 개의 캐릭터 라인이 균형과 조화를 보여준다.
또한 비행기 조종석 같은 느낌의 운전석과 앞에서 뒤로 물이 흐르는 듯한 실내, 하늘이 열리는 듯 천장 전체가 열리는 선루프 디자인으로 운전자와 승객에게 편안하고 여유로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아이블루는 홀로그램(Hologram)을 이용, 운전시 필요한 주요 정보를 계기판 위 공간에 입체로 표시, 주행 중 운전자의 시선이동을 최소화시켜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최신 영상 처리 기술을 이용한 전방향 화상 처리 시스템(Omni-All-Around Monitoring System)은 운전자의 사각지역을 가상 시점에서 본 화면으로 변환해 제공, 주차시 차량 외부에서 유도하는 것과 같은 화상 정보를 통해 안전 운전을 가능케 한다.
1세대 싼타페 연료전지차(2000년)와 2세대 투싼(2004) 연료전지차를 잇는 아이블루는 싼타페와 투싼이 기존 모델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접목한 개조차량이었던 것과 달리 연료전지 차량 제작을 위해 현대차의 일본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연료전지 차량 전용 모델이다.
차명인 아이블루는 물과 친환경 이미지를 나타내는 단어인 ‘Blue’를 통해 물 이외에는 배기가스를 비롯한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연료전지 컨셉트카의 상징이다.
또한 현대차는 승용차와 미니밴의 장점을 결합한 중형 크로스오버(CUV) 스타일의 아이블루를 통해, 연료전지차 기술의 핵심인 부품 경량화를 실현, 보다 작고 다양한 스타일의 연료전지차 개발을 가능케 한 기술력을 보였다.
현대차는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연료전지 스택(stack)을 엔진룸에 배치한 기존 투싼 연료전지차와 달리, 아이블루에는 스택의 크기와 무게를 감소시켜 차량 바닥(플로어)에 배치해 앞뒤 무게 비중을 50대50에 가깝게 함으로써 핸들링과 승차감을 향상시켰다.
또한 연료전지 스택을 바닥으로 옮기면서 엔진 룸에 보다 여유로운 공간 확보가 가능해져 효율적인 냉각 시스템을 통해 최대 연속 출력을 향상 시켰다.
아이블루는 100kw의 출력으로 일회 충전 주행거리 600km, 최고속도 165km로 기존 내연 기관 차에 비해 손색없는 성능을 자랑한다. 이전까지 개발된 싼타페 연료전지차는 항속거리가 160km, 투싼 연료전지차도 300km에 불과했으나 이번에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아이블루의 개발은 연료전지차의 실용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그러나 연료전지차는 사회적인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하는 만큼, 일본처럼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뒤따라야 실용화에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기아가 내놓을 차세대 쿠페 ‘Kee’
한편 이날 함께 공개된 기아의 스포츠 쿠페 컨셉트카 키(Kee)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Kee의 차명은 '중요하고 핵심적인'이라는 뜻의 영문 Key를 발음 대로 표기한 것으로 '기아차 디자인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심 역할을 할 차'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한자어로 '氣(기운 기)'라는 뜻도 갖고 있어 기아차의 활력 넘치는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이날 피터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은 "Kee는 기아차 역사의 전환점이 될 차"라며 "이 스포츠쿠페 콘셉트카를 통해 앞으로 나올 기아차의 디자인을 미리 짐작하게 됨은 물론 기아차 추구하게 될 '직선의 단순화' 역시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 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슈라이어는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거친 카디자이너로 기아자동차에 전격 스카우트된 뒤 기아차의 체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Kee는 전장 4325mm, 전폭 1860mm, 전고 1315mm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해 성인 4명이 편안하게 탑승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클래식한 라인을 살리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독창적인 디자인의 LED 헤드램프와 스포티한 느낌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화를 이뤄 역동적이고 강렬한 전면부 디자인을 완성했으며, 20인치 대형 휠과 넓은 축거, 낮은 최저지상고를 통해 날렵하고 세련된 측면 라인을 표현했다.
또한 기아의 차세대 엔진인 뮤-II 가솔린 엔진(V6 2.0ℓ)을 탑재해 200마력의 출력을 내며,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이 모델은 향후 기아에서 출시할 스포츠 쿠페의 베이스 모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양산되면 현대에서 올연말 출시할 스포츠카 BK의 아래급에 자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