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 "진경준에 빌려준 돈, 검사라서 돌려받는 것 포기" 증언

입력 2016-10-1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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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태현 기자)

김정주(48) NXC 대표가 진경준(49) 전 검사장에게 주식매입자금을 빌려줬다가 검사 지위 때문에 돌려받는 것을 포기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11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 등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대표는 결과적으로 주식을 공짜로 건넨 셈이 됐지만, 처음에는 돈을 빌려줬다고 진술했다. 회삿돈으로 빌려준 주식매매대금을 진 전 검사장이 제때 갚지 않아 우선 자기 돈으로 처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다만 부하 직원에게 송금을 지시하고 뒤늦게 확인해보니 진 전 검사장의 가족 명의로 송금돼 있어 돌려받는 것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05년 6월 진 전 검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박성준 전 NXC 감사 등 3명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사도록 권유하면서 매입자금 4억2500만 원을 각각 회삿돈으로 빌려줬다. 다른 2명은 날짜 안에 돈을 갚았지만, 진 전 검사장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해 10월 24일까지 돈을 제대로 갚지 않았다.

검찰이 “빌려준 돈인데 돌려달라고 못 했던 것은 검사였기 때문이냐”고 묻자 김 대표는 “그런 이유도 부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당시 주식을 권유했던 다른 이들을 제외하고 진 전 검사장에게만 돈을 돌려준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 대표의 말이 진 전 검사장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과 상반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검사장은 검찰에서 "김 대표가 먼저 부담 갖지 말아라, 주는 게 편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대표는 "기억에 없다"며 부인했다.

김 대표는 진 전 검사장 등에게 주식을 넘긴 이유에 대해 “회사 초기 성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외부 주주보다는 잘 아는 사람이 주식을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사려 깊게 처리되지 못한 것 같아 이번 사건 이후에 많은 생각을 했고 지금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3차 공판기일은 다음 달 20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김 대표는 진 검사장에게 4억2500만 원을 줘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취득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진 검사장은 이 주식을 팔고 넥슨 재팬 주식을 사들인 뒤 지난해 매각해 120억 원대 이득을 얻었다. 진 전 검사장은 2008년 넥슨 자금으로 대여한 3000만 원 상당의 제네시스 차량을 처남 명의로 받은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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