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접수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新투자트렌드 연다

입력 2016-10-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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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인천상륙작전’ 이어 ‘걷기왕’ 펀딩 중계...2시간 만에 기록적 성공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신생기업 육성을 위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문화업계 깊숙이 침투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문화 콘텐츠의 대중성과 일반인의 투자 심리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지난 4일 독립영화 배급사 인디스토리가 제작하는 영화 ‘걷기왕’의 크라우드펀딩 중계를 시작했다. 해당 펀딩은 일반인 투자자 참여를 시작한지 2시간 만에 90%를 넘는 투자금액이 모였고,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목표액 1억 원을 달성했다.

이번 크라우드펀딩은 흥행 실적에 따라 투자수익이 확정되는 증권형 투자방식이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인 관객 45만 명을 기준으로 손실과 이익이 결정되는 구조다. 일반투자자의 경우 투자가능금액은 최소 10만 원부터 최대 200만 원까지다. 모집된 크라우드펀딩 자금은 전액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된다.

증권업계는 총 모집액의 80%가 모이면 완료되는 이번 펀딩에서 2시간 만에 90% 이상의 투자금액이 걷힌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타트업 및 신생 기업에 국한됐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문화 콘텐츠에 적용돼 기록적 성과를 얻은 결과”라며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콘텐츠에 대한 친숙함과 흥행을 예견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이 같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증권사다. 지난 4월에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크라우드펀딩 모집에 성공, 700만 관객 동원에 따른 세전 25.6%의 수익률이 기대된다. 이는 증권형 영화 크라우드펀딩의 첫 사례이자 첫 수익 사례다. 지난 6월에는 뮤지컬 ‘페스트’의 투자 자금 모집에 나섰고, 공연계에서 투자수익을 목표로 한 크라우드펀딩의 첫 사례를 남겼다.

IBK투자증권 측은 “영화의 경우 앞서 후원형, 기부형의 투자 방식은 있었지만 일반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경로가 없었다. 이번 사례가 증권과 문화의 접점을 만든 좋은 수단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뢰할 수 있고 검증된 콘텐츠와 기업을 선정해 중개할 뿐 투자 여부는 투자자가 판단하는 것“이라며 ”크라우드펀딩은 여러 분야의 신성장 산업 위주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런 증권사의 움직임에 영화계도 반가움을 드러내고 있다. 상업영화를 제외한 저예산 영화의 경우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는데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제작비 및 마케팅 비용 확보가 용이해졌다. 또 투자자들을 통한 홍보 효과도 기대 요인이다.

‘걷기왕’의 제작을 맡은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영화 투자 및 콘텐츠 투자의 계기가 마련됐다”며, “영화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도를 높이는 마케팅으로도 좋은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0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투자자가 펀딩을 통해 기업의 지분증권, 채무증권, 투자계약증권 등의 거래를 가능하게 하여 투자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며 “기존 제도권에서 투자 받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새로운 자금 통로로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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