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강은진 매니저
“저를 보고 주변 지인들이 스타트업계의 ‘이물질’이라고 하더군요. 하하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야놀자 사무실에서 만난 강은진(34ㆍ여) 매니저는 호쾌한 웃음과 함께 자신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상에서는 이름이 꽤 알려진 ‘스타’다. 6월 전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후, 블로그 공개 구직 포스팅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강 매니저가 올린 포스팅 제목은 ‘콘텐츠 디렉터 혹은 브랜드 마케터로서 새로이 몸담을 곳을 찾습니다’였다. 본인이 어떤 준비를 해왔으며 어떤 업무에 자신이 있는지를 블로그를 통해 상세히 보여줬다. 이는 즉각 많은 기업들에 큰 호응을 샀다. 실제 페이스북에 올라온 강 매니저의 포스팅에는 약 400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리는 것은 물론, 수많은 공유도 이뤄졌다. 단순한 흥미 끌기가 아니라 포스팅 자체에 전문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 매니저는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왜 스타트업계에서 일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정리를 했다”며 “단순한 구직이 아닌, 어떤 역할로 구직을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SNS 공개 구직 이후 약 두 달간 81개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며 연락을 해왔어요.” 강 매니저는 자신이 썼던 블로그 포스팅을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단순한 흥미만 갖고 접근하는 곳도 있었고, 서로가 원하는 업무가 다른 경우도 꽤 많았다. 결국 강 매니저는 14개 기업을 선택해 면접을 봤고 결국 지난달 19일 자신의 원하는 업무가 가능한 숙박 온ㆍ오프라인연계(O2O)업체 야놀자를 선택, 브랜드 마케터로서 취업에 성공했다.
이같이 SNS 공개 구직으로 취업에 성공한 강 매니저인 만큼, 취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는 청년들도 꽤 많았다. 강 매니저는 “사회 초년생의 경우는 어떤 업무에 지원해야 할지조차 방향이 없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웠다”며 “대부분의 신입들은 자신이 어떻게 남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레퍼런스가 없어 고민하더라”고 언급했다.
강 매니저는 취업을 준비 중인 일명 ‘취준생’들에게 이런 조언을 건넸다.
“그동안 자신이 해온 것, 생각한 것, 접해온 것을 블로그, 유튜브, 팟캐스트 등을 통해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아요. 양보다 질에 집중해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구인ㆍ구직 사이트에 대한 맹목적인 의존도 떨치는 게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다 하는 방식으로 구직을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색을 더 강조할 수 있는 SNS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상황에서 회사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 매니저는 설명했다. 청년 구직자들도 자신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고, 단기간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곁들였다.
강 매니저는 “해외의 경우 구인에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국내 중소기업들도 평소 SNS 등을 통해 인재를 찾다가 먼저 지원을 제안하는 식의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며 “청년 구직자들도 자신이 단기간에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레퍼런스를 준비해두고, 이를 활용해 어필할 수 있는 기업에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