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창인 피의자 등 형사사건 관계자들로부터 향응과 금품을 제공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46ㆍ사법연수원 25기) 부장검사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장석 영장전담 판사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뇌물 등의 혐의로 김 부장검사에 대해 청구된 영장을 발부했다. 한 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게임업체 J사의 실질적인 대표인 김 씨로부터 정기적인 향응을 제공받고 수천만 원대의 부적절한 금전거래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부장검사와 동창인 김 씨는 거래처를 상대로 50억 원대 사기를 벌이고, 회삿돈 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 부장검사는 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수사의뢰 대상이 된 박모(46) 변호사와도 수천만 원대의 금전거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가 김 씨로부터 금전을 건네받을 때 부인 명의의 계좌를 제공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KB투자증권 정모(46) 전무로부터 정기적으로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황이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정 전무로부터 서울 강남구 고급 술집에서 수차례에 걸쳐 수백만 원이 넘는 술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아 KB투자증권의 블록딜(시간 외 주식 대량매매)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박 변호사와 정 전무는 모두 검찰 출신으로, 김 부장검사와 오랜 시간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