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악은 피했다”… 안도 속 경영정상화 착수

입력 2016-09-2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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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집중, 주요 경영 현안 처리도 속도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검찰이 청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속영장을 법원이 29일 새벽 기각하자 롯데 임직원들이 안도했다.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일본인이 한일 롯데의 총괄 경영권을 쥘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그룹 안팎의 걱정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수사 및 법원 재판을 받게 됐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고 하루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29일 "현재까지 수사 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 롯데그룹을 위한 가장 최선의 일"이라며 "만약 구속이 이뤄졌다면 경영권에 큰 혼란이 왔었을 것"이라며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롯데 임직원들은 사랑받는 기업으로 나아가자는 한마음 한뜻으로 그룹위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0일 신 회장이 검찰에 소환될 당시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이번 사태를 통해 더욱 큰 책임감으로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국가경제에 기여하겠다. 신뢰받는 투명한 롯데가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심정으로 변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제 신 회장은 경영권 문제를 불식시키는데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이며, 한ㆍ일 롯데는 모두 일본 롯데홀딩스가 다스리는 구조로 돼 있다.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손에 쥔다면 양국의 롯데그룹 총괄 경영권을 갖게 된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와 지분율은 △광윤사(고준샤ㆍ光潤社) 28.1% △종업원지주회 27.8% △그린서비스ㆍ미도리상사 등 관계사 20.1% △임원 지주회 6%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신격호 총괄회장 포함 가족 10% 안팎 등으로 알려졌다. 롯데홀딩스와 상호출자 관계로 의결권이 없는 LSI를 제외하면 광윤사(28.1%)와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 및 임원지주회(20.1+6%)가 3분의 1씩 지분을 고루 나눠 가진 셈이다. 문제는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신동주ㆍ동빈 형제의 개인 지분이 각각 1.62%, 1.4%로 매우 미미한 데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의 지분까지 포함해 신씨 오너가의 지분은 모두 10%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지금은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ㆍ관계사가 신 회장의 경영 역량 등을 근거로 지지하고 있지만, 만약 신 회장이 구속 수사를 받거나 비자금 의혹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될 경우 '변심'할 가능성이 있어 일본인에 의한 경영권 탈환 가능성이 대두됐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연 매출 90조 원에 이르는 한국 롯데를 외형상 20분의 1에 불과한 일본 롯데가 지배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에 속도를 더하고 본인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작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첫 작업은 바로 호텔롯데 상장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건설 등의 지분을 사들여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호텔롯데를 지주사로 삼을 예정이다.

더불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던 면세점, 호텔, 화학 관련 인수·합병(M&A) 등 주요 사업도 차질없이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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