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영장 심사… "실질적 수혜자 아니다" 혐의 부인

입력 2016-09-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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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지시했다"고 주장하기도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175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28일 열린 영장 심사에서 "(횡령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혐의를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가 적용된 신 회장에 대한 영장 심사를 진행했다.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심리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치열한 공방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 회장 측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지시한 것이다', '실질적인 수혜자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는 등 횡령 배임 혐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심리 말미에 따로 시간을 얻어 미리 준비해 온 최후진술을 읽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입증과 반박이 이어지는, 진지하고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고 전했다.

구속여부가 이르면 오늘 밤 중으로 결정된다. 이날 구속여부에 따라 롯데건설 비자금 조성 혐의 등 수백억 원 규모의 범죄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다. 검찰은 1000억 원 이상이 소유주 일가로 흘러간 만큼 신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라 정책본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300억 원대 롯데건설 비자금 조성 △롯데케미칼 소송사기에 의한 270억 원대 세금 부당환급 △롯데케미칼 해외원료 거래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에 200억대 부당 수수료 지급 △호텔롯데 제주·부여리조트 헐값 인수 등을 영장 청구 혐의에서 제외했다. 신 회장이 직접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아 알았다는 단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지켜본 뒤 혐의를 추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에 대한 신병이 확보된다면 롯데케미칼이나 롯데건설 비자금 등에 대해 심도깊은 질문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57) 씨, 그의 딸 신유미(33) 씨에게 총 500억 원대의 근거없는 급여를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롯데시네마 식음료 사업권을 서 씨와 신영자(74) 롯데 장학재단 이사장에게 몰아줘 회사가 가져가야 할 770억 원대 수익을 넘겨준 혐의,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에 480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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