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일자리 찾기에 성공한 중장년 구직자들의 유형별 재취업 성공비결을 22일 공개했다.
20년간 대기업 기획부서와 해외영업부서에서 일했던 김승수(가명.56세·남)씨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중견기업 임원으로 이직을 결심했다. 회사를 옮긴 후 해외합작을 성공시키는 등 괄목할 성과를 내 대표이사 자리에까지 오르는 기쁨도 맛보았지만, 2014년 말 예측 못한 시장상황의 급변으로 하루아침에 CEO에서 구직자가 됐다.
재취업 시장에서 50대 중반의 나이는 쉽사리 넘기 어려운 장애였고, 김씨의 고스펙 또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창업을 해볼까도 했지만 자금문제로 그 또한 여의치 않았다. 1년이 넘는 구직활동에 지쳐 반포기 상태로 있던 4월, 구직등록을 해둔 전경련일자리센터로부터 중소기업 해외영업팀장으로 지원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김씨는 CEO에서 팀장으로 직급이 바뀌고 연봉 또한 대기업 신입사원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현재 신입사원 못지않은 열정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경련일자리센터는 전했다.
이인숙 전경련 일자리센터 선임컨설턴트는 “최근 들어 채용기업의 제시연봉과 중장년 구직자들의 희망연봉과의 차이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봉수준에 연연하기 보단 공백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재취업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3년간 건설업에 몸을 담아 온 이현철(가명·55세·남)씨는 건설 불경기로 50세라는 이른 나이에 퇴직하게 됐다. 5년간 이력서를 재출한 것만 해도 수 백 건에 달했지만 면접 기회조차 잡기 어려웠다.
3월 전경련 일자리센터에 채용을 의뢰해 한 중견건설업체에 면접을 볼 수 있었다. 이씨의 경력과 업무경험이 많고 조직관리가 가능한 중장년을 채용하겠다는 채용조건이 맞으면서 취업에 성공했다.
전경련일자리센터 관계자는 “재취업 할 때 자신이 다년간 경험해 온 경력을 살려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며 “특히 사무직의 경우 75.2%가 경력을 살려 사무직으로 재취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궤도수정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금융사에서 31년 재직 후 정년퇴직한 나용수(61세·남)씨는 퇴직 후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제2금융권과 같은 동종업계로 재취업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저금리로 인해 금융권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퇴직을 한 나씨를 받아 줄 회사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나씨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의 금융관련 강사로 지원했다. 그 결과 지방의 한 특성화고교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이후 약 3년간 금융관련 산업체 우수강사로 근무한 나씨는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노후설계 상담사로 또 한번 전직했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이 과거 직무와 다른 미경험 직무에 도전하여 재취업에 성공한 비율도 거의 40%에 달했다.
배명한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퇴직이후 우왕좌왕하기보다 ‘1일 1사 지원하기’와 같은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퇴직 후 위축되지 말고 지인을 만나 취업정보를 탐색하는 등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전반적인 경기흐름, 업황 등을 고려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