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 그녀 앞에 서면 찌릿찌릿…내 애인은 로봇

입력 2016-09-1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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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소셜로봇 시대…최근 기술 급진전되며 가사 도우미부터 비서 기능까지 갖춰

2014년 스파이크 존스 감독이 만든 영화 ‘그녀(Her)’는 아내와 별거 중인 한 남자가 인공지능(AI) 로봇인 ‘사만다‘를 만나 사랑하는 얘기를 다루고 있다. 사만다는 남자 주인공인 테오도르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해 성적 취향, 인종, 가치관 등을 곧바로 파악한 뒤 최적화된 운영체제로 작동한다. 주인공 남자인 테오도르는 결국 사만다를 로봇이 아닌 감정을 지닌 대상으로 사랑하게 된다.

이러한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이 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날이 멀지 않았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ICT(정보통신기술)가 로봇에 접목돼 인간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소셜로봇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로봇은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이 가능한 지능형 차세대 서비스 로봇이다.

그동안 소셜로봇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본 소니의 경우 1999년 강아지형 가정용 로봇인 ‘아이보(AIBO)’를 출시했지만 예상과 달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수년간 판매 실적이 15만 대에 머물면서 결국 2006년 사업을 접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도 인공지능을 갖춘 ‘와카마루(Wakamaru)’를 내놓았지만,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기술이 급진전되면서 최근 개발 중인 소셜로봇은 가격과 성능 면에서 가능성을 엿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격적인 소셜로봇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는 시장이 이제 열렸다는 것. 현재 구현한 기능 역시 가사 도우미부터 개인 비서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더 진화할 경우 인간의 친구나 애인 역할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대화로봇’이다. 대화로봇은 사람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사람이 원하는 내용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춰 작동하는 원리다. 특히 대화로봇은 정서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해 인간과 감정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다. 또 ‘자율로봇’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규칙에 따라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자율적인 행동을 하는 로봇이다. 현재 출시돼 판매 중인 학습로봇도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지금보다 더 발전된 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랙티카에 따르면 소비자용 로봇 출하량은 2015년 660만 대에서 2020년 3120만 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간 소비자용 로봇의 누적 출하량은 1억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기업청 역시 소셜로봇의 성장세를 높게 봤다. 지난해 중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셜로봇을 포함한 글로벌 소비자용 로봇시장 규모는 2013년 18억4200만 달러에서 2018년에는 45억7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 정부 역시 소셜로봇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년 ‘제2차 중기 지능형 로봇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2015년부터 2조6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육성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 기술을 범국가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을 보고했다. 이를 위해 미래부는 연구소 설립과 지능정보기술 전문인력 확충, 산업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1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소셜로봇을 활용한 직업군이 다양화될 경우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돈으로 소셜로봇의 사양을 선택하면서 사회적 양극화 현상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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