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억 투자 강요' 강만수 前 산은행장 검찰 출석… "평생 조국 위해 일했다"

입력 2016-09-19 09:59수정 2016-09-1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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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있는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고등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대우조선해양에 압력을 넣어 지인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거액의 투자를 강요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19일 검찰에 출석했다.

강 전 행장은 이날 9시 28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대우조선해양에 압력을 행사해 측근 회사를 지원한 사실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평생 조국을 위해 일했다. 공직에 있는 중에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오해를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검찰에 가서 다 풀리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제기된 조세심판원장에게 주류업체 추징금 관련 청탁을 한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과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또 "한-EU FTA와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검찰에 가서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부패범죄 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강 전 행장을 상대로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대가로 바이오업체 B사에 55억 원대 투자계약을 체결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추궁할 예정이다. B사는 해조류에서 에탄올을 추출해 연료로 활용한다는 내용의 사업으로 투자를 받았지만 실제 이를 실현할 기술은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강 전 행장은 종친인 강모 씨가 운영하는 건설업체 W사에 대우조선해양이 특혜성 투자를 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W사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50억 원대의 투자를 받은 업체다.

검찰은 산업은행장 재직 시절인 2011년 한성기업에 180억 원의 특혜성 대출을 해줬다는 의혹도 조사할 계획이다. 당시 한성기업은 연 5.87~5.93%의 저리로 대출을 받았는데, 한성기업은 당시 다른 시중은행으로부터는 연 6.4% 선에서 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우근(68) 한성기업 회장은 강 전 행장의 경남고 1년 후배로, 한성기업은 2011년 7월 B사의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강 전 행장은 2011년 무렵 주류업체 D사의 청탁을 받고 B사 대표 김모(46) 씨를 통해 백운찬(60) 당시 조세심판원장에게 영향력을 행사, 2064억 원대 추징금을 1940억 원으로 낮추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강 전 행장의 전임자인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민 전 행장에게 남 전 사장의 연임을 청탁한 혐의로 12일 박수환(58)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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